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평일인 7일 정오. 서울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노티드도넛’ 매장은 줄 선 이들이 매장 밖까지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 고객이 2030 젊은 남녀였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즐겨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MZ(밀레니얼+Z) 세대로 보였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선 “마카롱 가고 도넛 왔다”는 말이 유행처럼 떠돈다. 디저트로 인기가 높던 마카롱 대신 도넛이 대세가 됐다는 것이다. SNS상에 '도넛'을 태그한 게시물이 수십만개씩 검색될 정도로 MZ세대 사이에서 인증샷 문화가 확산했다.

이른바 '빵지순례', '디저트 뿌시기' 등이 MZ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로 자리매김하면서 마카롱보다 외관이 화려한 도넛이 확 떴다.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핫플레이스 맛집 중 하나는 경기 파주의 ‘말똥도넛’이다. 지난해 말 오픈해 평일 20~30분 대기는 기본이다. 주말에는 주차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파주의 명물로 꼽히던 장단콩, 인삼보다 도넛이 더 유명해질 정도다. 10여개 종류의 도넛과 화려한 인테리어가 사진 찍기 좋아하는 MZ세대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같은 도넛 열풍을 이끈 선두주자가 노티드도넛이다. 서울 청담, 안국, 잠실 등에 위치한 도넛 가게로 최근에는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에 첫 개점한 '랜디스도넛'도 노티드도넛의 인기를 이을 신흥 핫플레이스다. 랜디스도넛은 영화 '아이언맨' 속 주인공이 매장의 대형 도넛 사인보드에 걸터앉아 도넛을 먹는 장면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랜디스 도넛은 2019년 제주 애월점에 1호점을 개점한 이후 서울 연남점, 가로수길점 등을 열며 점포 수를 늘려가고 있다.
던킨의 '몬테크리스토 고메 도넛'. /SPC 제공
던킨의 '몬테크리스토 고메 도넛'. /SPC 제공
도넛의 알록달록한 색감과 감성을 살린 도넛 디자인이 이른바 ‘취저’(취향 저격) 그 자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명 유튜버들의 ‘먹방’도 도넛 인기에 한 몫했다. 구독자 수 179만명의 ‘입짧은 햇님’과 269만명의 ‘나도’는 다양한 도넛을 먹으며 100만뷰에 가까운 조회수를 올렸다.

그러자 기존 도넛 업체들도 신제품 출시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던킨은 지난해 8월 '도넛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직접 생산한 프리미엄 도넛과 음료를 선보였다. 대표 제품은 매장 내에서 직접 생산한 수제 고메 도넛으로 최근 16개까지 종류를 늘렸다. 크리스피크림 도넛도 매장 직원들이 직접 토핑하는 시즌 제품을 내놓고 한정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넛 관련 상품 마케팅에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