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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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투자자들이 취득한 국내외 주식이 110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1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지난해 국내 주식은 87조6000억원, 해외 주식은 22조9000억원 어치를 각각 취득했다. 이로써 국내 주식 잔액은 944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주식 잔액과 합치면 총 1021조9000억원에 달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지난해 20.8%로 2020년말(19.4%)보다 확대됐다. 이는 2020년 기준 프랑스(22.2%)와 비슷한 수준으로, 독일(11.4%), 일본(10.9%), 영국(10.4%)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예금증가폭은 축소되고, 채권은 감소로 전환했다. 지난해 예금증가는 156조8000억원으로 2020년(174조400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채권 취득은 2020년 10조2000억원 증가했지만, 지난해 31조8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안전자산으로 가계자금이 이동했다.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다. 실제로 가계가 사들인 국내 주식은 상반기에 65조6000억원이었지만, 하반기엔 22조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장기저축성예금은 상반기에 10조6000억원 감소했지만, 하반기엔 16조1000억원 늘었다. 금전신탁도 5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전반적으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운용 규모는 축소됐다. 자금조달이 확대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진했던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순운용은 141조2000억원으로 2020년(189조9000억원)보다 축소됐다. 민간소비지출은 952조5000억원으로 2020년보다 55조원 가량 늘었다.

자금조달은 지난해 192조1000억원으로 2020년(173조9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주택관련 대출 수요가 이어진 가운데, 소비회복으로 판매신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대출 증가액은 189조6000억원, 판매신용 증감도 10조4000억원으로 각각 통계편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은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장기화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하반기 단기 대출은 17조2000억원이나 감소한 반면 장기 대출은 89조9000억원 증가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