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 약 8% 평가손실…국내 채권형은 1%대 손실
"장단기금리 역전, 장기적 관찰 필요"…"추경 이슈, 채권시장 리스크"
1분기 국내 주식·채권 모두 울었다…펀드 수익률 '마이너스'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7.89%를 기록했다.

올해 평균적으로 8% 가까이 평가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지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국내 인덱스주식 펀드는 -8.59%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운용을 통해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주식 펀드도 올해 평균 수익률이 -6.29%로 손실 영역에 있었다.

다만 인덱스형 펀드보다는 하락률이 낮았다.

상품별로 보면 'KRX BBIG K-뉴딜지수'를 2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가 -35.00%로 국내주식형 펀드 중 올해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로 국내 대표 성장주로 구성된 해당 상품의 하락 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테마 등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ETF 'KODEX 게임산업'(-28.14%)이 그 다음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KODEX 보험'(15.93%), 'KODEX 철강'(10.10%), 'TIGER 은행'(8.68%) 등의 ETF는 국내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ETF를 제외한 펀드 중에서는 '트러스톤정정당당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I클래스'(3.55%), '한국투자중소밸류증권자투자신탁(주식)(A1)(3.53%) 등의 액티브 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국내 채권형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평균 -1.05%를 기록했다.

국공채권 펀드(-2.45%), 회사채권 펀드(-0.58%), 일반채권 펀드(-1.34%) 등이 손실을 보는 중이다.

다만 초단기채권 펀드는 0.24%로 올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12.89%), 'KOSEF 10년국고채레버리지'(-10.58%) 등 주로 국고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ETF가 수익률 하위권에 자리했다.

1분기 국내 주식·채권 모두 울었다…펀드 수익률 '마이너스'
◇ "장단기 금리 역전, '버블 붕괴' 예언자 역할…장기적으로 관찰 필요"
국내 주식시장은 연초부터 미국 연준의 긴축 이슈에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경기 불안으로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7.99%, 코스닥지수는 9.03% 각각 하락했다.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달라진 증시 환경을 고려해 올해 코스피의 예상 범위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연준의 긴축 가속화를 시장이 반영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장단기금리의 역전으로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국채 5년물과 30년물의 금리가 역전된 데 이어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도 역전됐다.

통상 장기물 금리는 단기물 금리보다 높다.

장기물 금리는 경기 전망을 반영한다.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 금리를 역전하는 상황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여겨진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금리에 어느 정도 왜곡이 존재하고 아직 우려할 만큼 깊이, 또 오랜 시간 역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침체'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고 평균 17∼21개월 뒤에 경기 침체가 나타나기 때문에 아직 상황을 관찰할 시간적 여유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수익률 곡선은 주식시장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과거 '버블' 붕괴 사례들을 봤을 때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버블 붕괴의 암울한 예언자 역할을 해왔다"면서 "역전의 폭이나 기간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지만 10년-2년, 30년-5년 수익률 곡선을 중심에 놓고 봐야 한다는 것은 비교적 명확하다"고 밝혔다.

1분기 국내 주식·채권 모두 울었다…펀드 수익률 '마이너스'
◇ "채권시장, 인플레이션 완화돼야 안정…추경 이슈도 리스크"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국내 채권시장도 미국 연준의 긴축 등을 반영해 올해 금리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98.6bp(1bp=0.01%포인트) 올라 지난해 오름폭(82.2bp)을 넘어선 상태다.

10년물 금리도 75.7bp 올라 작년 상승 폭(53.7bp)을 웃돌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점도 채권시장의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며 "변동성이 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된다는 신호가 있어야 채권시장이 다소나마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이슈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새 정부가 소상공인 손실 보상을 위해 추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적자국채 발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 이야기하는 재원 조달 방안만으로는 충분한 자금 확보가 어려우며, 신정부가 원하는 추경이 진행되려면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며 "추가 부채 부담은 향후 채권시장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다만 "여전히 (올해 장기금리의) '상고하저' 흐름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며 "언젠가 반영됐어야 할 약세 재료를 더 많이, 집중적으로 반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