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에 들어간 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 796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대적인 직원 희망퇴직에 들어간 비용만 1조1920억원이었다.

씨티은행은 2021년도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796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도 1878억원 순이익에서 대폭 마이너스 전환했다.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에 따른 대규모 희망퇴직을 필두로 일회성 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씨티은행이 지출한 희망퇴직 관련 비용은 1조1920억원으로 전체 연간 비용(1조9955억원)의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4월 소비자금융 철수를 공식화한 씨티은행은 그해 10월 사업 폐지(청산) 절차를 시작했다. 2500명에 이르는 소비자금융 직원에 대해선 희망퇴직, 재배치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67% 수준인 23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은행이 1인당 최대 7억원 한도에서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 기본급의 100%를 특별퇴직금으로 주기로 하면서 신청자가 몰렸다.

씨티은행은 "희망퇴직비용을 포함한 일회성 항목을 제외하면 지난해에도 14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씨티은행의 총수익은 전년 대비 15.8% 감소한 1조330억원이었다. 이자수익은 10.5%, 비이자수익은 28.9% 각각 감소했다. 씨티은행은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순이자마진이 하락했고, 소비자금융의 단계적 폐지 및 은행 이용자 보호 계획에 따른 카드포인트 비용이 이자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금융 철수 발표에도 불구하고 예수금은 28조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대출자산은 24조5000억원으로 0.6% 감소했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업금융그룹은 우량 기업고객들을 신규 유치하고 여수신 규모를 확대했다"며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 고객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관련 법규와 절차를 준수하면서 지난 1월 발표한 '은행 이용자 보호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민주 전 BNK 금융지주 부사장과 지동현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을 각각 임기 1년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했다. 김민희 법무법인 해자현 대표변호사는 임기 2년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