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머리를 감으면 흰 머리가 염색되는 이른바 '염색 샴푸' 시장을 놓고 업체들의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출시 9개월도 안 돼 600억원가량 매출을 낸 '모다모다' 샴푸의 국내 사업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제동으로 주춤한 상황에서 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는 형국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다음달 모발 관리 전문 브랜드 '려'를 통해 염색 샴푸를 선보인다. '려'는 새치 케어 라인인 려 블랙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다음달 14일 전국 이마트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신제품은 매일 머리만 감아도 일시적인 새치 커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 아모레퍼시픽은 신제품에 대해 식약처 고시 성분을 사용했고, 독자 기술력으로 두피 자극과 모발 손상 부담을 줄였다며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

신제품은 사전 출시를 앞두고 지난 14일 사전 체험단을 모집하자 당일 선착순 접수인원 1000명이 마감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려 블랙샴푸와 트리트먼트는 고기능 헤어 토탈 케어 제품"이라며 "입증된 성분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치케어 샴푸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K뷰티 쌍두마차인 LG생활건강의 경우 현재 관련 사업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사진=토니모리
사진=토니모리
2010년대 인기를 끈 화장품 로드숍 토니모리도 염색샴푸 시장에 뛰어들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론칭한 모발관리 브랜드 '튠나인(Tune9)'을 통해 염모 기능성 새치 샴푸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새치와 흰머리를 어두운 갈색으로 바꿔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체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우선 판매하고 다음달부터는 홈쇼핑을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토니모리 측은 "모발 색상 지속력에 대한 임상실험을 완료했다. 모발을 윤기나게 가꾸기 위한 2가지 특허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이라며 "메가코스 모발두피 과학 연구소와 손잡은 제품으로 두피 안티에이징 케어와 모발 케어 기능성 역시 임상을 통해 검증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국내 사업 철수 위기에 놓였던 모다모다의 경우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 권고로 일단 시간을 벌었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개위가 지난 28일 모다모다 샴푸에 들어간 성분을 화장품 사용 금지 원료로 지정한 식약처에 재검토를 권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모다모다는 이해신 KAIST(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석좌교수와 모다모다샴푸를 공동 개발해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였고, 같은해 8월 국내에도 출시했다. 머리를 감으면 새치가 염색된다는 입소문에 단기간에 국내에서만 300억원 상당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식약처는 모다모다샴푸의 핵심 성분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rihydroxybenzene·이하 THB)을 화장품 원료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하는 개정안을 올 1월 행정 예고했다. 미국으로의 생산시설 이전까지 검토하던 모다모다는 2년6개월 안에 식약처가 납득할 만한 안전성 자료를 준비하는 조건으로 시간을 벌게 됐다. 모다모다는 현재 진행중인 안전성 시험 결과를 상반기 내놓을 계획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