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아시아나 인수전 고배..."한진칼 2대주주 등극"
호반건설이 사모펀드(PEF)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호반건설은 28일 한진칼 주식 940만주(13.97%·공정거래위원회 기준)를 564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일자는 오는 4월 4일이다.

작년 말 기준 KCGI는 한진칼 지분 17.41%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호반건설이 한질칼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보유 목적은 주주총회 의결권만 갖는 '단순 투자'다. 이는 배당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일반 투자'나 경영 참여 목적인 '경영 참여'와는 구분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오랜 기간 항공업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다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 결합을 앞둔 시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4월 채권단의 금호산업 지분매각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지분 30.08%)였던 금호산업 지분 57.5%를 인수하기 위해 당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막판까지 경쟁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7년 만에 다시 항공업 진출을 위한 행보에 나선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KCGI는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여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공개적으로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2020년에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고,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지지하면서 3자 연합에 균열이 생겼다.

이후 KCGI는 법원에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진칼의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고, 지난해 4월에는 3자 연합이 해체되는 등 경영권 싸움에서 동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KCGI 지분 인수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같은 건설사이자 2, 3대 주주인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이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건설사의 합산 지분은 30%대 중반에 달한다.

(사진=호반건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