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출처=한경DB
쌍용자동차. /출처=한경DB
쌍용차 인수합병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쌍용차 노조와 상거래 채권단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반대하는 데다, 인수대금 잔금을 기한 내에 납입하지 못하면서 쌍용차가 이달 안으로 인수합병(M&A) 계약을 해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인수대금 잔금 납입 기한인 이달 25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달 25일까지 계약금으로 지급한 205억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원을 내야 했다.

인수대금이 납입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이 의미가 없어진다. 따라서 인수대금 미납으로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 체결한 인수합병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계약이 해지되면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쌍용차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추후 인수대금이 납입되면 인수 절차는 계속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계약 해지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관측한다. 노조와 상거래 채권단이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을 이유로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점도 계약 해지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쌍용차는 이달 말까지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한 뒤 법원으로부터 관련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 연기를 통해 인수 작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애초 FI(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예정이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구성뿐 아니라 인수대금을 지급할 주체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회생계획안에도 쌍용차 주식을 취득할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만 명시됐다. 이미 컨소시엄에서 사모펀드 키스톤PE가 빠져나갔고, 사모펀드 KCGI는 쌍용차 지분율 확보나 자금 대여 등 투자 방식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FI 확보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인수대금 조달의 핵심 역할을 할 예정이었던 에디슨모터스 관계사 에디슨EV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무산되면 쌍용차는 다시 새 주인 찾기에 나서야 한다. 법원 허가를 받아 제한적인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으로 다시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