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최희문, 4연임 15년 최장수…대신 오익근 연임 성공
NH투자 정영채·교보 박봉권 23일 주총서 연임 확정

증권팀 = 국내 증권사들이 작년에 유례없는 호황을 겪으면서 최고경영자(CEO)들도 올해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금융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영업보다 위험 관리와 안정적인 운영을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증권사 CEO 줄줄이 연임…"공격 영업 대신 위험관리·안정 목표"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성공해 증권가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서게 됐다.

2010년 4월부터 메리츠증권을 이끌어오고 있는 최 대표는 연임 확정으로 2025년까지 15년간 대표이사직을 지켜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최 대표는 2010년 4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이 합병한 메리츠종금증권(2020년 메리츠증권으로 사명 변경)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지금까지 메리츠증권을 이끌어오고 있다.

앞서 메리츠증권 이사회는 최 대표를 단독 CEO 후보로 올리면서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 심화에도 모든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으로 수익 다각화를 이뤘으며, 회사의 규모와 실적 성장을 주도하고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도 지난 1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홍석 부회장과 오익근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오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정책을 지속하고 손익 유보를 통해 자본을 키우겠다"며 "사업 전망이 높은 분야에 투자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을 통해 투명한 사회적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 CEO 줄줄이 연임…"공격 영업 대신 위험관리·안정 목표"
NH투자증권도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대된 정영채 사장 연임 안건을 처리한다.

정 대표는 인수금융·인수합병(M&A) 사업을 개척하는 등 투자은행(IB) 분야의 성장을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사장 자리에 올라 2020년 첫 연임에 성공했다.

사장 재임 기간 실적 경신을 주도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영업이익 1조3천167억원을 달성하며 취임 당시 내건 '5년 후 경상이익 1조원' 목표를 이뤘다.

정 대표는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해 2024년 3월 말까지 NH투자증권을 이끌게 된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도 오는 23일 주총에서 연임 여부가 확정된다.

연임안이 통과되면 박 대표는 2년 더 교보증권을 이끌게 된다.

증권사 CEO 줄줄이 연임…"공격 영업 대신 위험관리·안정 목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경영자들은 일찌감치 승진과 연임에 성공했다.

2016년 11월부터 미래에셋증권을 경영하고 있는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작년 말 업계에서 처음으로 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 창업멤버인 최 회장은 2016년 이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통합을 이끌었다.

통합 후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처음으로 고객예탁자산 400조원,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작년 순이익은 연결기준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한국금융지주도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연임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한 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4천474억원으로 탁월한 경영 성과를 올렸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사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는 정 사장은 1년 더 한국투자증권을 책임지게 됐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도 작년 말 그룹 인사에서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4년째 CEO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도 작년 12월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연임을 결정했다.

2020년 3월 사장으로 선임된 이영창 사장은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조직·인력 쇄신 등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3년째 경영을 해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기존 경영진 연임 결정을 내리는 데는 금융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증권사들은 올해에는 호황을 누린 작년과 달리 경영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위험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 금융시장이 연초부터 긴축 등 각종 위험 요인으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증권사들은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보수적인 위험 관리와 안정적 경영을 추구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