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英 부동산 재벌과 EPL 첼시 인수전 참여
하나금융투자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첼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러시아 부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하고 있던 첼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물로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영국 부동산 재벌 닉 캔디,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체 C&P스포츠그룹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첼시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한국경제신문에 "하나금융투자 IB(투자은행) 부문에서 C&P와 함께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첼시 구단 매입 의사를 밝힌 닉 캔디의 블루 풋볼 컨소시엄은 이날 로이터에 "한국 기업인 하나금융투자와 C&P스포츠그룹이 캔디의 글로벌 투자자 컨소시엄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이들이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첼시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와 아시아에 보유한 두터운 팬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C&P스포츠는 한국인 여성 에이전트인 김나나(카탈리나 김)가 이끌고 있는 스포츠 에이전시 회사다. EPL의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 홋스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 AC밀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빅 클럽'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카탈리나 김 대표는 "첼시에 대한 입찰을 준비하는 중"이라며 "이제까지 한 번도 한국 자본이 정상급 축구 구단에 투자를 한 적이 없었다. 이제 변화할 때"라고 밝혔다. 첼시 입찰은 18일(현지시간) 오후 9시에 마감됐다.

닉 캔디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매물로 내놓은 첼시 입수전에 일찌감치 뛰어든 잉글랜드의 억만장자다. 영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를 운영하면서 런던 중심가 낡은 건물을 사들여 초고가 주택으로 재개발해 큰돈을 벌었다. 첼시의 오랜 팬이었던 그는 인수를 준비하며 전 첼시 선수 및 감독인 지안루카 비알리와 자문 계약을 맺기도 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블루 풋볼 컨소시엄은 20억파운드(약 3조1900억원)에 입찰했다. 당초 아브라모비치가 내놓은 매각가는 30억파운드(약 4조7900억원)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영국에서 제재 압박이 커지자 이달 초 구단 매각 결정을 내렸다.
'푸틴 측근'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사진=연합뉴스
'푸틴 측근'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사진=연합뉴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첼시 인수전에는 이 밖에도 사우디 미디어 그룹, 런던의 금융사 에이셀 파트너스 등이 뛰어들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구단주인 톰 리케츠 가문과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주인 켄 그리핀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고, 전 브리티시 항공 회장 마틴 브로턴과 세바스티안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 컨소시엄,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지분을 소유한 토드 보엘리와 스위스 갑부 한스요르크 위스 컨소시엄 등도 구매희망자 명단에 올랐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