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체들이 식용 곤충산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곤충이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미래형 대체 단백질 공급원이자 친환경 식재료로 떠오르면서다.

"미래 식재료 선점"…돈 몰리는 식용곤충 시장
롯데제과는 캐나다의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푸드그룹에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고 10일 밝혔다. 아스파이어푸드그룹은 귀뚜라미를 이용한 단백질 분말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업체다. 올 상반기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곤충 단백질 생산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롯데제과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아스파이어푸드그룹과 기술 제휴, 상품 개발 등 다양한 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계열사가 식용 곤충산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앞서 지난해 말 프랑스의 곤충 단백질 스타트업 인섹트와 곤충을 이용한 제품 개발 및 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서는 협약을 맺었다. 인섹트는 식용 곤충인 밀웜을 대량 사육하는 스마트팩토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곳이다.

롯데 등 국내 식품업체들은 미래 먹거리로 식용 곤충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식재료로서 곤충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성장과 번식력이다. 단백질 함유량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뛰어나고, 환경 측면에서도 우수한 식재료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는 데 곤충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물은 소의 8분의 1 수준이면 충분하다. 식용 곤충을 기를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도 소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1억1200만달러(약 1376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식용 곤충 시장은 2024년 7억1000만달러(약 8724억원)까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식품업계에선 “10년 뒤 인류의 주요 단백질 섭취원은 곤충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내시장은 식용 곤충에 대한 인식의 한계로 3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한국식용곤충연구소와 손잡고 식용곤충 관련 공동 연구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곤충을 식재료로 한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지 않은 채 내부 연구개발만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선 귀뚜라미와 메뚜기, 거저리 등 식용 곤충을 주로 동물 사료로 사용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