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GS리테일의 외부 투자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쿠팡, G마켓 등 e커머스(전자상거래)기업에서 핵심 임원을 영입한 GS리테일은 올해를 ‘디지털 반격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쿠캣 특화 GS25 매장을 현재 2곳에서 연내 1200여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쿠캣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입맛을 사로잡은 식품 개발 스타트업이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 550억원을 투입해 쿠캣 경영권을 인수했다. 쿠캣이 개발한 참신한 상품을 전국 GS25에 배치해 빠르게 배송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GS리테일의 구상이다.

GS리테일이 쿠캣 특화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시너지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현재 쿠캣 상품 전용 매대를 운영하고 있는 GS25 합정프리미엄점과 수원행리단길점은 쿠캣 효과에 힘입어 다른 점포에 비해 16배 높은 냉동 상품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MZ세대가 열광하는 냉동 디저트 매출은 타 점포 대비 32배 높다.

요기요 인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GS리테일이 인수한 뒤 7개월 동안(작년 8월~올 2월) 요기요를 통해 들어온 GS25 주문은 직전 7개월 대비 183.4% 늘었다. 요기요에서 GS25의 할인 혜택과 노출 빈도 등을 끌어올린 덕분이란 분석이다.

GS리테일은 최근 온라인 플랫폼 전환을 목표로 내부 조직도 재정비했다. 데이터 경영을 이끌 데이터플랫폼 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에 윤영선 전무를 영입했다. 예일대에서 데이터 관련 분야 박사 학위를 받은 윤 전무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 등에서 빅데이터 전략을 수립했다. 디지털커머스 전략부문장엔 쿠팡에서 이한나 상무를, 디지털커머스 마케팅부문장으로는 G마켓에서 강선화 상무를 각각 영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동시다발적인 투자와 어수선한 사건 등으로 주춤했던 GS리테일이 올 들어 빠르게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