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강호동 라라브레드 대표가 인터뷰 내용 중 언급한 디저트 브랜드를 통한 100억 자산 형성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와 정정합니다. 본 인터뷰 내용은 한국경제TV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 국내 자영업자 5명 가운데 1명이 도전하는 대표적 사업이지만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업이 바로 외식 창업입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정소윤 선임연구원이 지난해 6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점 창업 대비 폐업률은 2014년 76%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증가해왔습니다. 코로나19 영향이 아니더라도 100곳이 창업하면 30곳도 채 버티지 못하는 어려운 분야입니다.

더구나 일반음식점에 비해 치킨, 제과, 커피 전문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높이기가 어려운 분야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렇게 까다로운 시장, 디저트 분야에서 라라브레드로 창업에 성공한 청년이 있습니다. 부모도움없이 맨바닥에서 자립한 강호동 대표를 초대해 성공까지의 여정과 노하우에 대해 물었습니다.

● 내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는게 가난…절박함에서 시작했다



샤이니 : 디저트 가게 라라브레드를 운영하고 계세요. 무일푼에서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창업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강호동 : 저는 기초수급자 출신이었요. 어머니와 15년 동안 동사무소에서 쌀받아서 끼니를 해결해야 했고, 사랑의 열매 같은 복지단체가 안 도와주면 살기 힘들었어요. 게다가 저는 혈우병이 있어서 3개월 동안 코피가 안 멈춘 적도 있어요. 그래서 놀림을 받고 왕따를 당하고 정말 속상한 때가 많았어요.

왜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해드리냐하면 지금 개천에서 용 안 난다, 희망이 없다고 얘기하는데 아니라는 거예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구독자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스펙이 아무것도 없었고, 중학교 졸업을 했을 뿐이에요. 창업하고 성공하는데 스펙이 뭐가 중요해요?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채용 면접도 지원자의 스토리를 중요 시하는 시대가 왔잖아요. 안 될거야 싶어 미리 포기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의 스토리를 하나씩 만들어 쌓아 나가다보면 잘 될 수 있어요.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드리려 이 자리에 왔습니다.

샤이니 : 말씀 들어보니까 정말 힘들었던 유년시절의 기억 뒤엎고 청년이 되어가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은 듯해요. 스스로를 바꾸게 된 계기가 혹시 있나요?

강호동 :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있어요. 어릴 적에 지혈이 안되어 급히 응급실로 가려고 택시를 타야 했던 적이 있어요. 어린 아이가 피가 철철 나니까 급한 마음에 병원부터 찾았던 거죠. 그런데 사정이 넉넉하지 않으니 어머니가 택시비가 부족해서 나중에라도 기사님에게 돈을 꼭 보내주신다고 부탁하셨던 거예요. 당시에 택시기사가 신고 있던 군화 워커를 기억해요. 워커를 신은 채로 어머니를 지근지근 밟기 시작하는데.. 옆에서 울고만 있는 제가 너무 바보 같은 거예요. '가난이 죄구나' 그걸 알아버렸죠, 그 나이에.

혹시 가난을 정의해본 적 있으세요? 가난하다는 건 내 시간이 없다는 걸 말해요. 내 대신 주인행세를 하는 사람들에게 끌려다니면서 그들이 원하는 프레임 안에서 살게 되는 것, 그게 가난이에요. 정말 절박하게 거기서 벗어나려했어요.

제가 특별한 것이 아녜요. 요즘은 가만히 있다가 뒤쳐진다 해서 벼락거지라는 표현도 쓰잖아요. 저는 정말 취업이 전부라고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어요. 직장인도 마찬가지예요. 누구든 언젠가 창업을 한 번은 하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결실은 간절함으로 준비된 자의 것이거든요. 제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도 어떤 계기를 만들었으면 해요.

● 노숙 경험의 충격요법…맨바닥에서 브랜드 키웠다



샤이니 : 그런데 대부분의 20대, 30대에게 창업이란 말은 낯설어요. 재테크를 하기도 하고 누구는 스타트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대체로 창업이란 말은 내 사전에 없을 것처럼 살게 되거든요. 대표님은 어떤 계기로 몇 살에 창업하셨나요?

강호동 : 저는 18살에 딱 5만원을 들고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어요. "엄마 내가 호강시켜줄게, 큰 부자가 돼서 돌아올게"이런 각오로요. 그런데 미성년자라 일을 안 시켜주더라고요. 결국은 영등포역에서 2주간 노숙까지 하게 됐죠. 어느 날엔가 새벽 6시 정도 추워서 잠에서 깼는데 식용유 큰 통을 화로로 만들어 주변에 사람들이 불을 쬐는데.. 그 모습에 너무 충격 받은 거예요. 사회 나와서 정신 안 차리면 샤이니며 영상보는 여러분 중에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있나요. 정신 차리고 이러려고 온 게 아닌데 싶어 구둣방부터 시작해 정말 악착같이 일을 구하러 다였어요. 그렇게 해서 스물 여섯까지 1억 1천만원을 모았어요.

샤이니 : 그러면 18살에서 26살까지 8년간 1억 1천만원을 모았다면 지금 2억 이상하는 돈일텐데 그 시드머니로로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한 건가요?

강호동 : 그렇게 모은 돈으로 경양식 레스토랑겸 호프집을 우선 차렸어요. 1억 1천만 원으로 60평 규모 호프집을 차린다는 건 쉽지 않아요. 보증금 3천만원에 권리금만 1,500만원 줘야하고 나머지 집기며 장비,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데 돈 아끼려고 반셀프로 수소문해서 작업하고, 컨셉을 잡아서 시작했어요. 그때 깨달은 게 브랜드, 마케팅이 창업에서 너무나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레드오션인 그 시장에서 나만의 차별점이 없으면 결국 가격 경쟁 말고는 답이 없어요.

물론 저도 처음엔 안 됐어요. 당시엔 브랜딩이며 컨셉도 불명확했고요. 하지만 결국은 1,000만 원, 1,500만 원 하던 매장이 4천만 원. 순수익으로 1,500만 원씩 남더라고요. 창업은 5P 전략을 기본으로 해요. 킬링 프로덕트, 프라이스. 가성비가 좋든 프리미엄이든 정해야해요. 다음은 플레이스, 어떤 장소에서 시작할 것인지를 정하고 다음은 프로모션, 마케팅을 해야해요. 마지막으로 피플, 사람이 중요해요.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이 난다고 봐요.

무슨 얘기냐 하면 똑같은 매장에서 어떤 경우는 망해서 떠나지만 다른 경우엔 똑같은 조건에서 매출 2천~3천만 원씩 더 나오기도 해요.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예요.

샤이니 :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크기의 가게라 하더라도 어떤 주인인가에 따라 다르다는 건가요?

강호동 : 창업에선 사람이 정말 중요해요. 저의 경우는 외진 곳에서 장사를 했어요. 돈이 없다보니까. 그런데 손님이 알고 찾아올리가 없잖아요. 전단지를 만들어서 하루에 500장씩 배포하는데도 사람들이 오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추적을 해봤죠. 보니까 사람들이 저희 전단지를 들고 다니더라고요. 이유를 보니까 미안해서 받고서 버릴 곳 없어서 들고다니는 거예요. 그런 분들을 붙잡으려 심리 연구를 많이 참조했어요. 그래서 전단지를 드릴 때도 가방을 들지 않은 쪽에서 드린다던가 그런 식으로 나눠줬죠. 택시 타려 기다리는 분, 버스 기다리는 분 옆에서 계속 이야기를 했죠. 그렇게 했더니 500장씩 뿌릴 땐 오지도 않던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어요. 10장 뿌리면 3팀은 오더라고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결국은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그 골목 안에 차린 내 가게도 흥하든 망하게 하든 할 수 있는 셈이예요.

● "책상서 창업 감상 마세요…직접 부딪힌 사람만 성공합니다"



샤이니 :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걱정들은 가시질 않을 것 같아요. 시드머니를 투자해서 창업했는데 혹시나 망하면..돈 다 날리잖아요. 그런 두려움을 어떻게 생각하고 이겨내야할까요?

강호동 : 자신이 움직이는 모든 영역에에 리스크가 있다고 봐야 해요. 시간, 돈, 물질적인 것들 모든 면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죠. 하지만 그게 꼭 위험을 의미하지 않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100가지 중에 안 일어날 97가지를 걱정하며 창업을 미룹니다. 자세히 보면 똑똑한 분들이 의외로 성공 확률이 진짜 낮은 편이에요. 그들은 원인과 결과를 쉽게 재단하거든요. 가령 '물과 기름은 안 섞인다'는 걸 알아요.

샤이니 : 시도해보기 전에 머릿 속에서 '안 돼'하고 끝내버리는 군요!

강호동 : 저는 물과 기름이 왜 안 섞일까? 그럼에도 방법을 찾고 직접 해봅니다. 뭐든지 뚜껑을 열어봐야 압니다. 저는 타르타르 창업할 당시에 전문가들로부터 디저트 가격이 비싸니 누가 사가겠느냐, 타르트를 누가 먹느냐며 금새 망할 거란 얘길 정말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결국 줄 서서 구하러 오고 입소문을 타서 프랜차이즈를 더 내게 됐죠. 만일 처음에 그들의 말에 수긍하고 '그렇지, 이런 아이템은 안 될 것 같아'라고 미리 재단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누가되었든 어떤 것이든 쉽게 재단하지 마세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만나고 직접 해봐야 아는 게 더 많아요. 당장이라도 해보려 한다면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은 무수히 많아요. 무자본 창업 중에 블로그를 열심히 해서 한 달에 500만 원버는 사람도 있고, 혹은 인스타로 협찬 세계에 빠진 것도 창업아니겠어요?

리스크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어요. 지금 녹화하고 있는 이 영상도 본 척하지 말고 직접 몸을 움직여 해보셔야 해요. 흥밋거리로 본다면 같은 시간에 넷플릭스 한 편이라도 더 보는 게 더 낫지 않겠어요. 창업에 진심이고 진짜 하고 싶다면 시도하세요.


김종학 기자·손정은 PD·김하운 PD jhkim@wowtv.co.kr
한물간 창업 아이템?…편견 깨고 디저트로 성공한 청년 [부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