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실물이 더 예쁘네요. 비행기 좌석 안전벨트, 탑승권처럼 생긴 카드를 보니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더 들더라고요."
24일 서울 여의도 한 스타벅스 매장에  '대한항공 버클-업(Buckle-Up)' 카드 출시 관련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24일 서울 여의도 한 스타벅스 매장에 '대한항공 버클-업(Buckle-Up)' 카드 출시 관련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대한항공과 협업해 선보인 '대한항공 버클-업(Buckle-Up)' 카드가 출시되자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입장하는 것)까지 하며 구매하는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는 기획상품(MD)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랜 시간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한 소비자들 관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4일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비행기 좌석 안전벨트 모양의 카드 MD를 선보였다. 카드는 실제 안전벨트처럼 버클 분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금액 충전시 매장에서 결제 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카드 상단에 고리가 있어 키링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이번 MD 패키지는 카드를 보관할 수 있는 파우치와 부속 카드도 함께 제공한다. 파우치는 실제 항공기에 탑재됐다가 교체 주기를 넘긴 구명조끼 2000여 장을 재활용해 제작된 업사이클링(업그레이드+리사이클링) 제품이다. 부속 카드는 대한항공 탑승권과 똑같은 디자인으로, 미국 스타벅스 1호점이 위치한 시애틀행 항공편명인 'KE019'가 적혀있다.

결제카드·부속카드·파우치 3종을 모두 포함한 가격은 4만원.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구매자들 사이에선 MD 구매와 함께 따라오는 혜택을 감안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평도 나온다.
24일 스타벅스코리아가 대한항공과 협업해 선보인 '대한항공 버클-업(Buckle-Up)' 카드 및 파우치.[사진=이미경 기자]
24일 스타벅스코리아가 대한항공과 협업해 선보인 '대한항공 버클-업(Buckle-Up)' 카드 및 파우치.[사진=이미경 기자]
출근길 서울 여의도 한 매장에서 카드를 구매한 금융권 종사자 신모씨(36)는 "출근 시간이 이른 편인 덕분에 어렵지 않게 '오픈런'에 성공했다"며 "5만원 충전금을 포함해 총 9만원을 결제했다. 디자인도 예쁘지만 카드 구매와 함께 제공되는 혜택을 계산하면 오히려 이득이란 생각도 든다"고 했다.

제품에 동봉된 상품 설명서에는 코드번호가 적혀있는데 이 번호를 통해 스타벅스 별 10개와 대한항공 500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앱)에서 별 10개를 모으려면 통상 음료 10잔을 마셔야 하므로 아메리카노 톨사이즈(4500원) 10잔을 마신다고 가정하면 이 금액만 4만5000원에 달한다. 대한항공 김포~제주 왕복 노선(주중 일반석 기준 18만~19만원)을 타야 약 550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카드값 4만원이 비싸지만은 않다는 계산이다.
[사진=중고나라 화면 캡처]
[사진=중고나라 화면 캡처]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서 재판매도 활발했다. 중고거래 커뮤니티 '중고나라'에는 3종 '풀패키지'를 매장 판매가격보다 더 비싼 4만3000~5만원 선에 재판매겠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코드번호가 적힌 부속카드를 제외한 결제카드와 파우치만 2만원 선에 판매하겠다는 글도 있었다.

이번 MD 인기에는 코로나19로 오랜시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소비자들이 항공사 관련 굿즈(상품)를 통해 아쉬움을 달래려는 심리도 반영됐다.

직장인 최모씨(32)는 "평소 여행을 너무 좋아해 항공사 관련 굿즈를 사모으는 게 취미"라며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MD를 구매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항공사와 협업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구매했다"고 귀띔했다.

스타벅스·대한항공 협업 MD는 수량 소진 시 판매가 종료된다. 일부 매장에선 판매 첫날 모두 팔렸으며 전국적으로는 24일 오후 6시 기준 준비 수량의 약 80%가 소진됐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자유로운 여행이 어려운 시기에 기내 안전벨트와 탑승권을 형상화한 모양으로 여행의 설렘을 느낄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