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직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를 뛰어넘었다. 신흥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가 오프라인 유통 간판인 3대 대형마트의 근로자 수를 앞서는 고용 창출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올해는 유통 3사의 매출마저 쿠팡에 역전될 전망이다. 국내 유통시장의 주도권 재편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월 말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으로 쿠팡 직원은 6만5138명으로 이마트(3만70명) 홈플러스(2만156명) 롯데마트(1만1636명) 직원을 합친 6만1862명을 능가했다.

쿠팡의 고용 인원이 대형마트 3사를 뛰어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 직원은 2020년 말 4만9915명에서 지난 1년 새 무려 31% 급증했다. 한때 고용 창출의 효자 역할을 하던 유통 3사의 인력은 감소 추세다. 점포 폐쇄 등 구조조정을 한 롯데마트는 2020년 1월 1만3129명에서 2년 만에 11.3% 줄었다. 이마트도 정점이던 2017년 대비 인력이 10.7% 감소했다. 출점 규제 등으로 발이 묶인 데다 e커머스업체의 진격에 고전하고 있어 유통기업의 인력 감소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쿠팡은 올해 대형마트 3사 매출 합계마저 추월할 기세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약 22조원으로 추정된다. 롯데마트(5조7160억원) 홈플러스(6조9662억원)와의 격차를 벌린 데 이어 이마트(15조538억원)까지 단숨에 제쳤다. 쿠팡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고려할 때 올해는 대형마트 3사의 매출 합계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