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벨라루스 연합 군사훈련. (사진=브레스트 AFP)
러시아-벨라루스 연합 군사훈련. (사진=브레스트 AFP)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에 진입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증권가에선 "서방의 제재 등 사태확산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전면전 가능성이 낮은 만큼 금융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22일 '우크라이나 위기 긴급점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군사적 개입을 단행한 것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약한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가 실리를 챙기기 위한 전술적 행동"이라며 "이번 사태를 두고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은 '시점'의 문제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현재 상황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돌출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 제한적 것이라는 게 유 연구원의 주장이다.

유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른바 '시한부형 위험'이다. 러시아가 위협을 계속했고 국제사회도 전쟁가능성을 예상해왔기 때문"이라며 "위험의 일부는 금융시장에 선반영돼 있고 일부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인지, 혹은 단기전일지 장기전일지 등에 따라 시장에 추가 반영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정책대응의 여력은 불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정책을 가동하기에는 여의치 않다"며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될 경우 기존의 긴축기조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겠지만 당장 통화정책의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원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초기 반응 이후 제한될 전망이다. 통화정책 대응이 가동될 가능성이 낮고 러시아가 조용한 전쟁으로 초기 상황을 주도하려고 의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정학적 위기 발발 시 흔히 목격되는 '금융시장 충격→정책대응→위험자산 급반등'의 패턴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