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액정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조절에 나섰다.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진 데다 LCD TV 수요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는 늘면서 전체 TV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LCD 공급과잉"…中 증설 중단, 삼성은 철수 앞당겨
13일 영국의 시장 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LCD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2억5400만 대로 예상된다. 옴디아는 “업체들이 최근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며 “지난해 3분기에 빚어진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20~40%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재택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증설을 추진했던 중국 업체들은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업계 1위 중국의 BOE는 허베이성 우한에 10.5세대(원판 2940㎜×3370㎜) 공장을 짓기로 한 계획을 최근 잠정 중단했다. BOE가 계획한 올해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80만 대 줄었다. 업계 2위인 차이나스타도 8.5세대(원판 2200㎜×2500㎜)와 10.5세대 생산라인 증설 계획을 보류했다.

국내 업체들은 단계별로 LCD 패널 사업 철수를 진행 중이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생산량은 1800만 대가량으로 지난해(2060만 대)보다 12%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 철수 시기를 앞당겼다. 연말까지 닫을 예정이던 충남 아산 8라인을 상반기 중 닫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LCD 패널 생산 물량도 600만 대에서 4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TV용 LCD 패널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TV용 LCD 패널은 2019년 이후 매년 출하량이 줄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TV용 LCD 패널을 노트북, 태블릿 등 정보기술(IT) 제품용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올해 OLED 시장은 커질 전망이다. 품목이 42인치에서 83인치까지 다양해졌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올해 OLED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5% 증가해 처음으로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업체별로는 LG디스플레이가 1000만 대, 삼성디스플레이가 100만 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태블릿용 OLED 패널 수주에 성공하면 추가 증설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증설이 결정되면 3분기부터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OLED 시장이 LCD 패널 출하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올해 LCD TV 시장이 더 커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LCD 패널 구매량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시작으로 OLED 패널 구매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