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건대점 '조제관리사 없는 리필 매장'
지난해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대상으로 선정
본품 대비 가격 40%가량 저렴하다는 장점
입구 좁은 용기 등은 사용 제한
판매하는 화장품 수도 아직 적어
뷰티업계, ESG 내세우며 리필스테이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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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광진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스테이션에서 화장품을 소분하는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개인이 사용하던 용기를 화장품 매장에 가져가면 원하는 만큼 화장품을 소분해 구매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내용물만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리필용기 종류가 제한되어 있고 판매하는 화장품 수도 적다는 것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규제 샌드박스'…조제관리사 없는 화장품 리필 판매장 시범운영
지난 9일 기자는 '조제관리사 없는 화장품 리필 판매장'으로 지정된 서울 광진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 스테이션을 찾았다.
서울 광진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스테이션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통상 리필 화장품을 판매하는 곳에는 화장품 조제관리사가 상주해야 한다. 조제관리사는 화장품을 담아갈 용기를 소독하고 샴푸나 바디워시 등을 소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리필용기에 화장품을 담는 행위는 조제관리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소 번거롭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해 화장품 리필 매장에서 화장품 조제관리사 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니스프리와 알맹상점의 일부 매장이 2년간 화장품조제관리사 없이도 리필을 판매할 수 있는 시범사업대상으로 선정됐다. 대신 대한화장품협회가 진행하는 화장품 관리 교육·훈련을 받은 직원이 매장에 배치된다.
이달 7일부터 조제관리사가 없는 리필 스테이션 매장으로 운영된 이니스프리 건대점은 방문자가 직접 화장품을 소분할 수 있는 매장이다. 하지만 매장 직원은 소비자가 직접 화장품을 소분하기 보다는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화장품을 정량으로 담는 것이 어려워 숙련된 직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만족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스테이션에서 샴푸를 소분하는 모습. [영상=이미경 기자]리필스테이션에서 화장품을 소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소독된 용기를 저울에 올려 공병 무게를 잰 뒤 원하는 만큼 화장품을 담으면 된다. 이날 기자가 직원에게 요청한 제품은 샴푸 200mL로, 실제 용기에 담긴 샴푸량은 199mL였다. 매장 직원은 "200mL에 딱 맞추기는 쉽지 않아 199mL를 담았다. 대신 1의 자릿수는 '0'으로 절사해 처리하기 때문에 190mL가격에 199mL을 구매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구매한 샴푸 199mL은 190mL어치의 가격으로 계산돼 총 금액은 4180원이 나왔다. 동일 제품의 판매용 포장 용기에 담긴 샴푸 가격이 480mL에 1만8000원임을 고려하면 리필스테이션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약 41% 저렴한 것이다.
사용 가능 용기 제한적…뷰티업계, ESG 내세워 리필스테이션 '확대'
서울 광진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스테이션에 붙어있는 안내문. [사진=이미경 기자]저렴한 가격에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아직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많다. 우선 화장품을 담을 수 있는 리필용기가 제한적이다. 용기의 입구가 화장품을 담을 때 사용하는 깔때기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여야 한다. 여행을 떠날 때 화장품을 담아가는 소용량 용기는 입구가 작아 리필스테이션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이외에도 식품이나 세제·섬유유연제 등을 담았던 생활용품류 용기는 위생상의 이유로 사용이 어렵다. 펌핑 용기 역시 펌프의 소독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용이 제한된다.
아직 리필스테이션에서 제공하는 화장품의 종류가 매우 적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현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스테이션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카밍 샴푸' '컴포팅 바디 클렌저' '임브레이싱 핸드워시' 3종이다. 리필스테이션 화장품이 클렌징 제품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스킨·로션·에센스 등 스킨케어 제품 리필을 원했던 소비자라면 아직은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하기엔 이르다. 실제로 규제 특례로 화장품조제관리사의 배치 의무가 면제된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리필 화장품의 종류는 샴푸, 린스, 바디클렌저, 액체비누 등 4종뿐이다.
아로마티카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운영하는 리필스테이션 모습. [사진=아로마티카 제공]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플라스틱 배출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만큼 리필스테이션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환경 보호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고 여러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리필스테이션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가 많아지면 리필스테이션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의 가짓수도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뷰티·유통업계는 ESG의 일환으로 리필스테이션을 확대하며 플라스틱 배출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아로마티카와 알맹상점은 2020년 6월 리필스테이션을 오픈했고,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극단적인 폭염과 폭우, 길어진 여름과 덥지 않은 겨울, 4월에 내리는 폭설까지. 지구온난화를 가까이서 살펴보고 사람들에게 직접 알리는 다큐멘터리는 그 심각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지난해 개봉해 바다의 플라스틱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던 다큐멘터리 영화 ‘씨스파라시’를 비롯한 다양한 다큐멘터리들이 지구의 위기를 알리고 있다. 기자가 직접 시청하고 추천하는 넷플릭스 환경 다큐멘터리 세 작품을 소개한다. 해양 - [산호초를 따라서]최근 30년간 사라진 지구상의 산호초는 50%다. 지구온난화를 먼저 감지하기 시작한 생물의 최후가 머지않아 보인다. 산호초는 수온에 민감한 바다생물이다. 수온이 2℃ 높아지면 산호초는 하얗게 변한다. 백화현상이다. 산호초 조직 내에 공생하고 있는 미세조류가 기능을 상실하면서 석회 골격만 남기는 것을 의미한다. 식량공급원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장과 번식을 멈추고 죽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산호가 형광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스스로를 열에서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만든 것이다. 산호초는 해양생물의 군락지다. 산호초가 사라지면 해양생물의 25%가 영향을 받는다. 인간도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큐멘터리 중에서는 죽어가는 산호의 위에서 선장 파티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죽어가는 산호 위에서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과, 파괴된 환경을 보며 무기력해하는 촬영진의 모습이 대비된다. 산호초가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약 30년이 남았다. 수온이 계속 올라간다면 산호초의 멸종으로 인한 생태계의 균열을 막을 수 없다고 과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토양 - [대지에 입맞춤을(Kiss the Ground)]이 다큐멘터리는 탄소가 ‘유해 물질’이 아니며, 박멸해야 할 대상도 아님을 강조한다. 세계적인 흐름과는 다소 다른 접근이다. 과연 어떤 근거로 이렇게 주장한 것일까. 건강한 토양은 물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하지만 토양이 파괴 되면 물과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방출된다. 수분을 잃어버린 토양은 말라버리고, 흙먼지로 변화한 토양의 면적이 넓어지면서 사막화까지 이어진다. 가장 큰 원인은 화학 관행 농법과 산업형 농업이다. 살충제, 화학비료 등 화학농법이 사용된 토양은 죽은 땅이나 마찬가지다. 다큐멘터리가 제안한 대안은 ‘재생 농법’이다. 경운을 하지 않고 다품종을 한 땅에 기르는 방식이다. 다양한 작물에서 나오는 분비물과 영양분이 토지를 비옥하게 한다. 경운기 역시 표토를 파괴하지 않게끔 얕게 땅을 파 종자를 심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재생 농법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큰 영향력은 가진 것을 소비자다. 소비자, 즉 시장이 재생농법을 지지해야 한다. 재생 농법으로 수확된 식물을 소비하고 윤리적으로 도살된 육식만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이러한 변화에 힘이 실릴 것이다. 또 어떠한 토양의 변화가 있는지는 다큐멘터리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다.물 - [부패의 맛 : 물을 거래하다]<부패의 맛>은 특정 식품이나 제품을 생산하는 지역과 국가, 이해관계자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다큐멘터리로 일반 환경 다큐멘터리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그중 두 번째 시즌 에피소드인 ‘물을 거래하다’는 생수 산업을 둘러싼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한다. 생수업계의 매출은 연간 350억이다. 그렇다면 이 ‘물’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이 물은 호수나 개울이었을 수원지에서 나온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네슬레는 수원지를 찾아 물을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약 7000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인다.공공재인 물을 일반 기업이 일부 비용을 지불하고 산 후 병에 담으면 새로운 재화가 되는 것이다. 생수 수요와 함께 늘어난 플라스틱 물병도 마찬가지다. 다큐멘터리는 이윤 창출을 위해 공익을 침해하는 식품 산업의 민낯을 지적한다. 사람들이 공공 용수를 기피하는 이유, 그리고 그것을 이용한 기업들의 물 장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자.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두산중공업이 11일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가스터빈, 해상풍력 등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재무구조 개선 등에 힘입어 7년만에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1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추정치는 13조3150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465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6115억원으로 2013년 이후 7년 만에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업계는 두산중공업이 컨센서스 부합권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이달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2019년 300%대였던 부채비율은 100%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면 도입을 선언한 LH가 ESG 채권 중 하나인 사회적채권 5300억원을 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LH는 ESG 경영 전략 실천의 하나로 ESG 분야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ESG채권은 발행자금이 ESG분야 투자에 사용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으로 구분된다.이번에 발행한 ESG 채권 중 3년 및 5년물은 시장금리 수준으로, 30년물은 시장금리 대비 0.02%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해 총 5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조달한 자금은 올해 건설 중인 건설임대주택(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10년 공공임대) 건물공사비에 사용할 계획이다.앞서 LH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사회적채권 1조9000억원과 녹색채권 63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사회적채권 발행액은 △임대주택 건설·공급 △매입임대·전세임대 공급 △임대주택 운영관리 등 주거복지사업에 사용하며 녹색채권 발행액은 △노후 공공임대 그린리모델링사업 △에너지절약형 주택건설사업 재원으로 쓰인다.LH는 이번 사회적 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올해 ESG채권 비중을 전체 조달규모의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현준 LH 사장은 “ESG채권을 적극 활용해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서민 주거지원을 강화하는 등 ESG 경영전략 실행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