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휴업·재택 늘자…"연차 사용률 급락"
코로나19 발생 이후 휴업이나 재택근로가 증가하면서 평균 연차 소진율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정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해인 2020년의 직장인 평균 연차 소진율은 63.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해에 비해 12%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고용노동부가 수행한 '2020년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평균 소진율은 72.1%, 2018년 75.7%, 2019년 75.3%를 기록했던 연차소진율은 2020년 들어 63.3%로 급락했다. 연차소진율은 자신에게 한해 동안 주어진 연차를 그 해에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나타낸다. 근로기준법 상 주40시간 씩 1년 이상 근로한 경우 주어지는 최소 연차휴가 15일을 기준으로 하면 9.45일 가량만 사용하는데 그쳤다는 의미다.

고용부는 "평균 소진율 감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휴업이나 재택근로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휴업을 하는 경우 휴업일수에 비례해서 다음해 연차가 줄어드는만큼 휴업이 소진율 감소와 직결되지는 않는다. 결국 휴업으로 인해 장기간 쉰 근로자나 재택근로를 하는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일수록 소진율이 현저히 낮았다. 숙박및 음식점업의 경우 평균 소진율이 32.0%에 그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5일 중 5일도 사용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사용률을 구간별로 나눠서 살펴 보면 연차를 아예 못쓰거나 30% 이하로 썼다는 숙박 및 음식업 종사자가 62.2%를 넘겼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도 소진율 52.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외출 및 스포츠 활동 자제, 관광객 급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구간별로 보면 80% 이상 사용했다는 인력도 42.2%에 달해 연차 사용률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 및 보험업과 부동산 업도 각각 52.8%, 55.3%의 저조한 사용률을 보였다.

반대로 가장 높은 사용률을 보인 업종은 정보통신업이었다. 87.2%를 기록해 유일하게 소진율 80%대를 넘긴 업종이었다. 정보통신업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기 시작하던 2020년 초반에도 IT기업 등의 분전으로 업황이 좋아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율이 거의 없었던 산업이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건강권 확보가 중요하고 사업주 입장에서는 미소진 연차가 늘어나면 연차 보상 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해 이중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연차 소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