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의료가전 기업인 세라젬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체험마케팅’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세라젬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지역 주요 거점에 직영 체험 매장 세 곳을 동시에 열었다고 8일 밝혔다. 1999년 대리점 형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3년 만의 첫 직영점이다. 미국 직진출에 맞춰 올림픽에서 세 차례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비치발리볼 스타 케리 월시 제닝스를 앞세운 TV광고도 LA 지역에 내보낼 계획이다.
세라젬의 미국 시장 직접 공략은 ‘글로벌 의료가전 플랫폼’이라는 이환성 세라젬 회장의 숙원을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1990년대 후반 일본 병상에서 쓰이던 침대의료기기에 착안해 척추온열안마기를 발명한 그는 미국 등 해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해외 진출 국가만 69곳에 달한다. 세라젬 관계자는 “미국의 직영 매장은 세라젬만의 체험 마케팅을 해외에서 적용해 보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라젬은 LA 매장에서 ‘홈 체험 서비스’를 펼칠 예정이다. 집에서 10일간 제품을 사용해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서비스다. 세라젬 관계자는 “미국 등 서구권에서 이 같은 파격적인 체험 마케팅을 하는 곳은 세라젬이 유일할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전략인 만큼 미국에서도 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매출의 90%가량을 올리던 세라젬은 2018년부터 국내 시장 확대에 주력했다. 이때 들고 나온 ‘비장의 무기’가 체험 마케팅이다. TV홈쇼핑에서 무료 반품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웰카페(전국 120개점)라는 체험 공간을 마련한 전략도 주효했다. 일반 카페처럼 음료를 파는 공간인데, 세라젬의 다양한 의료 가전을 무료로 사용해볼 수 있다. 세라젬 관계자는 “웰카페에서 근무하는 ‘세라제머’들은 고객 응대 서비스 교육을 철저히 받은 100% 세라젬 정규직원”이라며 “체험을 권유하는 등 고객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를 일절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안방 공략이 성공하면서 세라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3002억원) 대비 두 배 성장한 약 6500억원 규모까지 증가했다.
세라젬이 ‘2022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의료가전 부문에서 4년 연속 수상했다.세라젬의 의료가전, 세라젬 V6에는 20년간 축적해온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V6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추간판 탈출증 치료 △퇴행성 협착증 치료 △근육통 완화 △혈액 순환 개선 등 네 가지 사용 목적을 최초로 인증받은 것이 특징이다. 인체견인기능, 3D 모션 등 혁신 기능도 대거 적용됐다.세라젬은 올해 의료기기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으로부터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하는 등 서비스 질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 소비자중심경영을 선포한 이후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임명했고, CX(소비자 경험) 조직을 신설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라젬은 독특한 경로로 성장기를 쓰고 있는 회사다. LG전자, 필립스 등 글로벌 가전기업이 이제야 본격 공략에 나선 홈헬스케어(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에 1998년부터 뛰어들었다. 먼저 해외시장을 공략한 뒤 국내로 들어온 역진출 전략도 눈길을 끈다. 7일 현재 해외 69개국에 진출해 있다.최근엔 국내에서 늦깎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9년까지 700억원대였던 ‘안방’ 매출이 올해 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3002억원이었던 전체 매출은 올해 처음으로 7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리점 영업망의 직영점 전환, 과감한 반품전략과 체험 마케팅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제2의 창업으로 안방 공략세라젬의 대표 상품은 침대형 척추온열기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미국 FDA, 유럽의 CE, 중국 CFDA 등 각국 보건당국으로부터 4~12개 분야 효능을 인정받은 의료 가전이다. 요즘엔 안마의자(휴식 가전), 로봇청소기(청정 가전)에 화장품과 유전자 검사 및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경수 세라젬 대표는 “한 가정에 적어도 10개의 세라젬 제품을 쓰게 하는 게 목표”라며 “초개인화 맞춤형 홈헬스케어를 구현하기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조직도 대리점 중심의 B2B 방식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B2C로 바꿨다. 전국에 120여 곳의 세라젬 웰카페를 만들어 체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 세라젬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약 800곳”이라며 “고객 응대와 관리를 인사 제도의 핵심으로 설정하는 등 옴니 채널을 구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달 세라젬이 서울 역삼동 센터필드에 ‘세라제머타운’을 조성한 것도 이 같은 비전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다. 연면적 4000㎡ 규모로, 최근 신설된 최고고객책임자(CCO)와 산하 조직을 비롯한 전략·연구개발(R&D) 등 400여 명이 근무하는 제2의 본사(공장 등 본사는 천안) 기능을 맡고 있다.해외서 먼저 인정한 품질력으로 승부세라젬의 국내 시장 개척은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해외에서 받은 특허만 수백 개인데 정작 한국에선 다단계 판매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이 대표는 “2003년께 대리점주 300여 명을 전세기에 태워 중국, 터키, 칠레 등 해외로 나갔다”며 “여권도 없던 분이 많았는데 이들과 그동안 고락을 함께하면서 코로나19 이전까지 해외에서만 매출 3000억원을 올렸다”고 했다.대리점 방식으로 해외에 ‘올인’하는 모델은 한계가 분명했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없으니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 고품질 제품의 역설도 문제였다. 재구매율이 현격히 떨어졌다. 1990년대 후반 일본 병상에 쓰이던 침대의료기기에 착안해 세라젬을 만든 이환성 회장은 중대 결단을 내렸다. 중국 법인을 이끌던 40대 초반의 ‘원조 세라제머’를 2018년 국내로 불러들여 B2C 전환의 전권을 맡겼다. 이 대표는 “지난 3년 반의 시간은 세라젬의 기존 조직을 새로운 조직으로 바꾸기 위한 전환기였다”며 “직영체제를 위한 인력 500여 명의 99%를 외부에서 새로 뽑을 정도로 사실상 제2의 창업 각오로 임했다”고 했다.해외에서 검증받은 품질력은 국내 시장 확대에 원동력이 됐다. 이 대표는 “홈쇼핑 방송을 내보내면서 반품 제도를 도입했다”며 “상품기획자(MD)들이 수백만원짜리 상품을 반품받으면 망한다고 말렸는데 막상 해보니 반품률이 1.9%에 불과해 다들 놀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발탁한 것도 호재가 됐다.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KB국민카드가 '세라젬'의 의료·휴식·청정가전 렌털 요금 자동 납부 시 월 최대 1만7000원이 할인되는 '세라젬 KB국민카드'를 출시했다고 31일 밝혔다.이 카드는 세라젬의 렌털 용품 이용료를 자동 납부하고 전월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 월 최대 1만2000원 요금을 할인해준다. 이용실적이 7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1만7000원까지 렌털 요금이 할인된다. 세라젬 렌털 요금 자동납부 승인 건이 여러 건이면 합산해 월 할인 금액 내에서 할인된다. 카드 신청은 KB국민카드 홈페이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고객센터, 영업점에서 가능하다. 연회비는 1만5000원이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