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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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1만 원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등 배달료 인상에 대한 담론이 꾸준히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월 수입으로 800만 원을 버는 라이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 라이더 박경학 씨는 지난 4일 방송된 JTBC '다수의 수다'에 출연해 "어릴 때 2억 원 정도 되는 외제차 포르쉐 파나메라를 리스로 뽑았는데 한 달 만에 전손처리가 됐다"며 "눈 오는 날 미끄러져 차가 망가졌고 2억 넘는 빚이 한방에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2억이 넘는 빚을 1년 만에 청산했다고 밝혔다. 물론 배달 대행일을 하면서다. 박 씨는 "햇수로 (배달) 일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빚도 청산하고 전셋집도 구했다"며 "일주일에 휴무가 하루인데 당시 휴무도 없이 1년간 일했고 하루 3~4시간 자며 생활했다"고 설명했다.

"일 한 만큼 벌 수 있는 구조인가"라는 질문에 박 씨는 "저는 하루 10시간 정도 일하고 월 수입은 500~600만 원 정도"라고 했다.

함께 출연한 라이더 전성배 씨는 "저는 하루에 8시간 일하고 월 400만 원 정도를 번다"며 "많이 버는 분들은 500~800만 원까지 번다"고 거들었다.

그는 "배달업은 국민 부업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일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에 전업이 아니더라도 인센티브가 높은 점심, 저녁 피크 시간에 아르바이트하는 분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루 만에 40만 4400원을 벌었다는 라이더의 인증샷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 역삼동, 논현동을 중심으로 배달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라이더는 1회 배달료로 적게는 7300원, 많게는 1만 2700원을 받았다. 500m 거리도 배달을 해준 이력이 있었다. 이날 이동거리는 86km였지만, 배달 건수는 48건에 달했다.

지난 1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수입은 266만 9075원이었다.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지난 1월 17일까지 한 달 동안의 수입은 1304만 5371원이었다.

"나도 일을 그만두고 배달을 해야 하나"라는 의견을 보인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여가 시간에 운동 겸 배달을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보다 배달로 더 많은 수입을 버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배달료가 1만 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서도 "웬만한 음식값보다 비싼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급격히 상승한 배달 수수료는 외식 물가 상승의 주요 이유 중 하나"라며 "배달비를 아끼려고 아파트 주민들끼리 한 번에 배달시키는 '배달 공구'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배달 수수료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배달 플랫폼별 배달비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공개함으로써 배달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요금을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