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가 주력 사업인 단체급식에서 어려움을 겪자 가정간편식(HMR)으로 새 먹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급식 넘어 '밀키트 맛집'으로
3일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로 선보인 HMR 제품은 출시 두 달여 만에 2만 개가 넘게 판매되는 깜짝 성과를 올렸다. 출시 당시 목표 판매량(1만 개)을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흔한 ‘공장식’ HMR이 아니라 지역 맛집 레시피를 가져와 맛을 그대로 구현한 전략이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모두의 맛집은 각 지역에서 ‘동네 맛집’으로 통하는 음식점의 메뉴를 HMR로 선보인 프로젝트다. 지역 소상공인이 레시피를 제공하면 현대그린푸드가 상품 기획과 제조, 마케팅, 유통까지 모두 책임진다.

이 프로젝트로 선보인 HMR은 재구매율이 높다. 일반 HMR의 평균 재구매율은 30~40% 수준인데 모두의 맛집 HMR은 70%를 웃돈다. 재구매율이 높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현대그린푸드는 연내 디저트 맛집 메뉴를 HMR로 만들어 판매하는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 시즌2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2020년 선보인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도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그리팅 매출은 전년 대비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리팅은 병원과 요양원 등에 공급하던 환자식과 연화식(軟化食)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HMR로 만든 브랜드다.

현대그린푸드가 HMR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이유는 본업인 단체급식 사업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현대그린푸드의 푸드서비스사업 매출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째 6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매년 커지는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구내식당 개방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전망은 더 불투명한 상황이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HMR을 현대그린푸드의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단체급식 업체를 넘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