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탑승객 수 국내 1위에도 3천억원대 적자 전망
아시아나, 화물사업으로 흑자 전환될듯…영업익 1천500억원 추정
LCC, 작년 탑승객 대한항공 넘었지만…실적은 여전히 '암울'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이 화물 사업으로 작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작년에도 최악의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작년 탑승객 수에서 대한항공까지 제쳤지만, 실적 기준으로는 대한항공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5% 증가한 1조4천644억원, 매출은 18% 증가한 8조7천534억으로 잠정집계됐다.

국내 LCC는 아직 작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달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2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제주항공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3천169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2천647억원으로 전년(3천770억원)보다 29.8%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적자 폭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국제선 운항 감소 영향으로 3천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의 작년 별도 기준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천950억원으로 전년(1천847억원)보다 적자 폭이 증가했고, 매출은 2천310억원으로 전년(2천718억원) 대비 15.0% 감소했다.

티웨이항공도 작년 매출 컨센서스가 2천61억원으로 전년(2천692억원)보다 23.4% 감소했다.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천567억원으로 전년(1천743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작년 유임승객 기준으로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탑승객 수에서 대한항공을 제치고 각각 1·2위를 차지했지만, 이러한 기록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제주항공은 첫 운항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작년 탑승객 수 순위에서 국적항공사 1위를 차지했다.

제주항공의 작년 국내선·국제선 탑승객은 651만3천명이며, 이중 645만9천명이 국내선 탑승객이다.

국제선 탑승객은 5만4천명에 불과했다.

진에어도 작년 탑승객 수가 584만3천명으로 대한항공을 제쳤지만, 581만1천명이 국내선 탑승객이었다.

항공사의 주 수입원이 국제선 항공권 판매라서 LCC들이 국내선을 중심으로 총 탑승객 수가 늘었음에도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제선 운항 중단 여파로 LCC들이 국내선 운항을 확대하고, 공급 좌석을 늘리면서 항공사 간 '출혈경쟁'이 심화한 점도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한 요인으로 꼽힌다.

LCC, 작년 탑승객 대한항공 넘었지만…실적은 여전히 '암울'
반면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사업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1천500억원으로, 2020년 영업손실 2천764억원에서 흑자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매출 전망치는 4조783억원으로 전년(3조8천953억원)보다 4.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대한항공이 항공 화물 운임 상승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기대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영업이익률은 15.3%지만, 아시아나항공은 3.6%로 전망된다"며 "대한항공은 화물기 공급을 늘렸지만, 아시아나항공은 화물기 공급을 줄이면서 효율성을 중시했는데 운임상승이 장기화하면서 대한항공이 더 탄력적으로 수혜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2년 연속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LCC들은 올해도 외부 자본 확충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버텨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올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정부로부터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1천5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기안기금 지원 대상이 아닌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