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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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신용카드사로부터 “2만원 해외결제를 시도한 것이 맞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해외 여행을 가거나 해외 직구를 한 적도 없는 박씨는 카드사의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쓰지도 않은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박씨는 “몇달 전 해외직구 사이트에 가입했는데 이후 이 사이트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박씨처럼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해외 결제가 시도되는 의심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비교적 보안이 취약한 해외 직구 관련 사이트가 해킹 공격을 받거나 소비자 개인이 카드번호와 CVC 번호 등이 유출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카드사들은 FDS 시스템을 작동해 부정거래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고객의 평소 패턴과 다른 유형의 결제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결제 승인을 내주지 않고 고객에게 전화나 문자로 확인하는 식이다. 가령 집과 직장 근처에서 소액 결제를 주로 하던 A씨가 갑자기 해외에서 고액 결제를 시도할 때 FDS 시스템이 작동하곤 한다.

하지만 ‘100% 예방’은 불가능하다. 부정거래가 실제로 발생했더라도 고객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피해를 보상받을 순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청구서에 본인이 쓰지도 않은 내역이 있다면 카드사에 이의제기를 하면 된다”며 “카드사가 해외 가맹점을 관리하는 국제 브래드사(비자, 마스터 등)를 통해 피해를 보상해 준다”고 전했다.

이렇게 이의제기를 하는 불편함을 원천 차단하려면 카드사의 ‘해외이용 잠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당분간 외국에 갈 일이 없으니 해외에서 이뤄지는 결제를 아예 막아달라는 취지의 서비스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힌 요즘 해외이용 잠금 서비스 요청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전화나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신청하고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갈 계획은 없어도 해외직구는 계속 이용하고 싶은 ‘직구족’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 카드사들이 해외 오프라인 결제만 막고 온라인 거래는 열어둘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본인 상황에 맞춰 해외이용 잠금 서비스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