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 해성옵틱스 대표가 ‘손떨림 보정(OIS)’ 부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성옵틱스 제공
조철 해성옵틱스 대표가 ‘손떨림 보정(OIS)’ 부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성옵틱스 제공
액추에이터는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자동 초점(AF)’과 ‘손 떨림 보정(OIS)’ 기능을 하는 부품이다. 스마트폰 고급화가 진행되면서 AF에 이어 OIS까지 기본 사양으로 채택되는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세계 1위인 삼성전자 기준으로 올해 OIS 수요는 전년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 용인에 있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해성옵틱스는 삼성의 고사양 카메라 OIS 최대 공급사다. 조철 해성옵틱스 대표는 “삼성과 20여 년 협력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광학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올해는 그 기술이 본격 빛을 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OIS 수요, 1년 만에 두 배 ‘껑충’

삼성이 작년 하반기 선보여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갤럭시Z 폴드3 및 플립3 모델에는 전량 해성옵틱스의 OIS가 들어갔다. 올해부턴 OIS가 폴더블폰 같은 고사양뿐 아니라 중~저사양 스마트폰으로 본격 확대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 성능이 스마트폰의 핵심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해성옵틱스 "폰카메라 기술 초격차 벌릴 것"
삼성 스마트폰의 OIS 수요는 2021년 1억 개, 2022년 2억6000만 개에 이어 2023년엔 3억 개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1대에는 1~2개의 OIS가 들어간다. 중·저사양은 외부 촬영용, 고사양은 외부와 함께 내부(셀카)용에도 장착되는 식이다. 올해부터 중·저사양용 제품의 OIS도 2개로 늘어나기 시작하고 삼성의 기술 동향에 민감한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OIS 도입을 늘리려는 것도 호재다. 조 대표는 “삼성과 애플은 물론 샤오미, 오포, 비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도 OIS 채택을 확대하는 분위기”라며 “OIS가 명실상부한 스마트폰 대세 부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턴어라운드 원년 삼겠다”

해성옵틱스는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월 750만 개 수준인 생산능력을 상반기 1000만 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물량이 늘어나면서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매출은 지난해 1500억원에서 올해 2200억원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에서 예상하고 있다. 영업손익은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 1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 대표는 “작년 하반기 주가 하락과 적자의 원인이던 카메라모듈 및 렌즈 사업과 부실을 모두 정리했다”며 “강점이 있는 OIS 중심 회사로 작년 10월 다시 태어난 뒤 11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대표로 있는 비상장 광학 부품업체 해화와 코스닥 상장 광학 부품업체 옵트론텍은 지난해 하반기 공동으로 해성옵틱스를 인수했다.

메타버스(가상공간) 신사업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해성옵틱스는 지오소프트 보유 지분을 현재 30%에서 2월 51%로 늘릴 계획이다. 지오소프트는 국내 1세대 공간정보시스템(GIS) 전문기업으로 최근 수도권에 있는 대형병원으로부터 메타버스 사업을 수주했다.

조 대표는 “올해는 해성옵틱스가 기존과는 전혀 다른 광학 전문기업으로 비상하는 첫해”라며 “기술 초격차를 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용인=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