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는 조선산업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새 주인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2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에 ‘뉴머니’를 공급하고, 경영을 책임질 수 있는 새 주인을 찾기 위한 플랜B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과점을 이유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를 최종 불허했다.

이 회장은 “EU가 두 회사의 합병을 불허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조선 빅2’ 체제 개편은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병이 무산됐더라도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우조선에 대한 산은 관리 체제가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우조선의 민영화 작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우조선은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자본잠식에 빠진 후 2000년부터 산은이 주도하는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그는 “대우조선이 군함 등 특수선과 고도의 LNG선 기술을 보유한 상황에서 해외 매각은 불가능하다”며 “국내에서 새 주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작은 규모의 회사가 (대우조선처럼) 큰 회사를 인수하는 등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또 현대중공업그룹이 EU 집행위를 상대로 소송을 통해 맞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U의 합병 불승인은 철저히 자국 이기주의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강경민/정소람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