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테이스티나인 인수

국내 밀키트 시장 '골리앗' 탄생
창업 6년 만에 '유니콘 등극' 발판

브랜드 기획 강점 테이스티나인
'대량 생산' 프레시지와 시너지

석달 만에 4번째 공격적 M&A
"국내 평정하고 해외 진출하겠다"
국내 밀키트시장 1위 업체인 프레시지가 2위 테이스티나인을 인수한다. 1·2위 업체 간 합병으로 프레시지는 국내 밀키트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 프레시지는 테이스티나인 인수로 창업 6년 만에 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서는 유니콘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밀키트 1위' 프레시지, 추격자까지 품었다

○국내 밀키트시장 압도적 우위 구축
프레시지는 테이스티나인을 약 1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밝혔다. M&A 이후 테이스티나인은 프레시지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홍주열 테이스티나인 대표 체제는 유지한다. 홍 대표는 프레시지 공동대표로 주요 의사 결정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테이스티나인은 프레시지보다 한 해 앞선 2015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밀키트는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손질해 양념과 조리 방법을 세트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밥 열풍을 타고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졌다. 재료를 손질하거나 양념을 따로 만들 필요 없이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프레시지 매출은 2018년 218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예상치)으로 3년 만에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같은 기간 테이스티나인 매출도 48억원에서 7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번 인수 결정은 같은 밀키트업체지만 각기 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 프레시지는 밀키트 제조·생산과 기업 간 거래(B2B) 부문에 강점이 있다. 2020년 4월 경기 용인에 하루평균 최대 10만 개의 밀키트 생산이 가능한 전용공장을 세웠다. 유통업체, 맛집 등이 레시피를 가져오면 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준다.

테이스티나인은 브랜드 기획,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분야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다양한 밀키트 브랜드를 만들어 인큐베이팅센터(소형 공장)에서 생산·판매한 뒤 제품이 인기를 끌면 대량생산은 프레시지와 같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에 맡겨왔다.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는 “양사가 각기 다른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합병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이스티나인의 간편식 브랜드 기획 능력과 오프라인 매장을 토대로 B2C 경쟁력을 강화하고, 두 회사의 소량 생산 시설과 대량 생산 공장을 활용해 B2B 퍼블리싱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3년 만에 100배 성장한 밀키트 시장
프레시지는 최근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건강·특수식 전문기업 닥터키친을 시작으로 올 들어 간편식업체 허닭, 물류업체 라인물류시스템을 잇달아 사들였다.

업계에선 테이스티나인 인수로 프레시지의 기업가치가 1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레시지와 허닭 라인물류시스템 등은 합병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음달 서울 대치동에 마련한 프레시지 신사옥에 함께 입주한다. 정 대표는 “1, 2위 기업 간 연합전선 구축을 통해 국내 간편식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아시아 등 해외 시장 확대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20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3년 만에 100배가량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0년 밀키트 시장 규모는 1880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까지 연평균 31% 성장해 725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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