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기아 제공.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기아 제공.
기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고부가 가치 차량 위주 판매 등 수익성 체질을 개선한 것이 호실적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기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조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1% 증가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는 2010년 기아가 새 회계기준(IFRS)을 도입된 이후 역대 최대 실적. 기존 최대 영업이익(2012년의 3조5223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은 7.3%로 2012년(7.5%)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4조7603억원으로 전년보다 220%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도 18.1% 증가한 69조8624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기존 연간 최대 매출액은 2020년의 59조1681억원이었다.

완성차 판매 대수는 국내와 해외를 합쳐 전년보다 6.5% 증가한 277만6359대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전년 대비 3.1% 줄어든 53만5016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9.1% 증가한 224만1343대를 판매했다.

기아 관계자는 "2020년 품질 비용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 판매량 확대 및 믹스 개선과 이에 따른 대당 판매 가격 상승, 인센티브 축소 등 전반적 수익성 체질 개선의 선순환이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3% 감소한 1조1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0.8%포인트 떨어진 6.8%였다.

기아 관계자는 "EV6·스포티지 등 신차 판매 호조, 개선된 상품성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바탕으로 한 역대 최고 수준의 평균 판매 가격 상승과 큰 폭의 인센티브 축소 지속 등 우호적인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판매량 감소와 함께 연구개발비 확대, 성과급 등 비용 증가 요인으로 이익 개선분이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매출액은 공급 차질에 따른 큰 폭의 판매 감소를 비롯한 비우호적 여건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과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1.6% 늘어난 17조1884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판매는 도매 기준으로 국내 13만1668대(전년 대비 4.2% 감소), 해외 51만6281대(전년 대비 14.7% 감소) 등 총 64만7949대(전년 대비 12.8% 감소)로 집계됐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에 따른 차량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해 전반적으로 판매가 줄었다"면서 "레저용차량(RV) 등 고수익 중심 판매를 통한 평균 판매 가격 상향과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미국 시장 출시 등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되는 EV6, 신형 니로 등 전동화 차량과 스포티지 판매 확대로 견고한 수요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전반적인 경영환경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자의 실구매력 저하와 주요 업체간 경쟁 심화 속에서도 코로나19 유행 완화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게 기아의 예상이다.

기아는 반도체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한 생산 확대로 쌓여 있는 미출고 대기 물량을 조속히 해소함으로써 판매 증가를 달성하는 한편 개선된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성을 바탕으로 수익성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 친환경차 판매를 더욱 확대해 전기차 전환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기아는 올 1분기에 EV6의 미국 판매를 개시하고, 신형 니로의 해외 판매도 하반기에 본격화하는 등 지난해보다 13.5% 늘어난 315만대의 판매 계획을 세웠다.

올 매출액은 19.0% 오른 8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7.3% 증가한 6조5000억원을 각각 목표로 세웠다. 영업이익률 목표는 7.8%로 잡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