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세탁기 두번 사지 마세요"'…LG전자의 'UP 가전' 승부수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감동’을 실현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직원에게 한발 앞서고,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G전자가 이 같은 방침을 반영한 ‘LG UP(업) 가전’을 공개했다. 새로 나온 기능을 이전에 구입한 모델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전이다.

LG전자는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LG UP 가전을 소개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부사장·사진)은 “고객은 제품 구매자가 아니라 사용자”라며 “가전을 판매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수시로 업그레이드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UP 가전을 구매하면 제품을 쓰다가 따로 필요한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부품 구매를 통해 추가할 수 있다. 가령 반려동물이 없던 소비자가 동물을 키우게 되면 기존에 쓰던 건조기 등의 제품에 펫 알레르기 물질을 잡아주는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는 게 가능하다. 이 밖에 밤에만 냉장고 조명 밝기를 낮추거나 건조기의 건조 단계를 세분화하는 등 크고 작은 가전 기능을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LG UP 가전을 통해 소비자의 경험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박희욱 LG전자 H&A CX(고객경험) 담당(전무)은 “가전을 구입한 지 6개월만 지나도 구형이 되는 건 이제 옛말”이라며 “수시로 내놓는 신기능을 추가하는 식으로 기존 가전도 새 제품처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세탁기, 건조기, 얼음정수기냉장고, 식기세척기, 휘센 타워, 에어로타워, 공기청정기, 홈브루 등 약 20종의 제품군에서 UP 가전 신제품을 선보인다. 앞으로 모든 품목으로 UP 가전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류 부사장은 “UP 가전이 아니라 기존 가전에도 신기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전담팀을 꾸려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소비자 행동을 연구해 신기능에 수시로 반영할 계획이다. 고객 맞춤형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과 운영, 개발을 맡는 100명 규모의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LG 씽큐 앱의 UP가전센터에 일대일 제안하기 코너도 운영한다. 여기서 취합한 고객 의견을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류 부사장은 “가전을 업그레이드하는 기술 자체는 경쟁사에서 따라 하기 어렵지 않다”며 “얼마나 고객을 잘 이해하고 딱 맞는 기능을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