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행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10% 가까이 폭락하며 코인 투자자들이 ‘공포의 주말’을 보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치인 개당 6만9000달러를 찍은 지 두 달여 만에 절반 수준인 3만4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두 달 만에 반토막…"나스닥과 동조화 뚜렷해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26% 하락한 3만5058달러를 기록했다. 3만400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가 소폭 반등했다. 지난 22일엔 비트코인이 장중 한때 전날 대비 10%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주말 내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업비트에서 23일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432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7월 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기술주 중심인 미국 나스닥지수가 21일 2.72% 떨어지는 등 새해 들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비트코인과 증시의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가가 내려가면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한다”며 “이런 현상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잇단 악재 속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최근 두 달 새 1400조원가량 증발했다. 암호화폐 매체 비인크립토 분석에 따르면 지갑에 비트코인을 넣은 기간이 155일 미만인 ‘단기 보유자’의 99%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가치가 90% 떨어진 2018년의 장기 약세장 같은 ‘겨울’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반면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수석상품전략가는 “비트코인은 투기자산에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다”며 “비트코인이 올해 10만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인혁/임현우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