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발표 후 3년물 국고채 1.953→2.132%…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
국채 발행으로 추가 유동성 공급…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
추경→채권금리↑→대출금리↑→취약차주 악화→다시 추경
추경 나비효과…지원금 주다 대출금리·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반복되는 추가경정예산이 가뜩이나 빠른 속도로 오르는 대출금리와 물가를 더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역 조치 연장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지원금을 주기 위한 추경이 자칫하면 국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 11조원 국채발행…버거워하는 시장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4조원 상당의 추경안을 편성하고자 11조3천억원 상당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방역조치 연장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등 긴급조치를 취하는데 필요한 자금이다.

정부는 지난해 초과세수 10조원을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초과세수는 4월 2021회계연도 결산을 거쳐 활용할 수 있으므로 결국 빚을 내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문제는 시장이 정부의 상습적 추경을 점차 버거워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2020년에 1차(11조7천억원), 2차(12조2천억원), 3차(35조1천억원), 4차(7조8천억원) 등 4번의 추경을 했다.

2021년에도 1차로 14조9천억원을, 2차로 34조9천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올해는 1월부터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다.

한국전쟁 도중이던 1951년 이후 71년 만에 가장 빠르다.

추경 나비효과…지원금 주다 대출금리·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 기준금리 인상·미국 긴축과 맞물리며 국채금리 끌어올려
이런 추경은 결국 국채 발행을 의미한다.

다행하게도 코로나19 사태 기간에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이들 국채를 비교적 순조롭게 받아냈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압박과 조기 긴축 우려에 지난해 10월 말 국고채 금리가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했고 정부는 2조원 어치를 긴급 바이백(매입을 통한 조기상환)하기도 했다.

이는 시장에 무리가 가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시장에서 국채 물량을 받아줄 여력이 부족해지면 국채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른다.

정부가 이번 추경의 윤곽을 밝힌 지난 1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1bp(1bp=0.0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13일 1.953%이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1일 2.132%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긴축 강화 등의 소재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추경 역시 국채금리 상승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추경 나비효과…지원금 주다 대출금리·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 국채금리↑→대출금리 상승…가계·자영업자 타격
국채금리 상승은 다양한 경로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린다.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st of fund index)는 정기 예·적금과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의미한다.

이들이 모두 국채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결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코픽스 금리가 오르고 이어 대출금리가 오르는 구조다.

대출금리 상승은 결국 돈을 빌린 가계와 자영업자, 기업 등 경제주체가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른다면 추경을 통해 지원금을 받는 소상공인마저 지원금보다 이자 부담이 더 커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 있다.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가계나 기업은 더 억울한 상황이 된다.

한성대 김상봉 교수는 "추경하는 것은 좋은데 손실보상 할 정도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이 나가면(추경을 하면) 채권금리가 올라가고 금리가 올라가면 취약차주가 힘들어져 이들에게 다시 지원금을 줘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구조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추경이 채권금리와 물가를 올리고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취약 계층의 상황이 악화해 다시 추경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경 나비효과…지원금 주다 대출금리·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 3% 후반 물가에도 악재…정치권, 추경 35조원 확대 얘기도
국채발행 추가 발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가뜩이나 3% 후반을 달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한은이 물가 상승 상황을 억제하고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정부가 설 물가를 잡기 위해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등 동분서주하면서 한편에서는 돈을 푸는 모습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런 부분을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국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추경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냐는 질문에 "추경 재원 대부분이 자영업·소상공인에 대한 이전지출이므로 물가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추경 규모가 더 늘어나면 유동성으로 작용해 물가에 대한 우려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는 "지금과 같이 물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추경은 (물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통화당국에서 유동성을 회수해서 안정화하려는 국면에서 사실상 정책적으로 맞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치권에서는 추경 증액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주장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35조원 추경 처리를 위한 '대선 후보 간 긴급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 후보의 제안을 거절했다.

추경 나비효과…지원금 주다 대출금리·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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