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22일 전국에서 포근한 날씨를 보인 가운데, 유명 산과 관광지가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특히 강원지역 스키장에는 제철 스포츠를 즐기려는 스키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평창 용평스키장에는 이날 정오 기준 7천여명이 입장해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고 은빛 설원을 누볐다.정선 하이원스키장, 홍천 비발디파크, 평창 휘닉스파크 등에도 3만명 넘게 몰렸다.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눈썰매장은 가족단위, 또는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강추위로 물레방아까지 꽁꽁 얼었던 용인 한국민속촌도 빙어낚시와 얼음썰매 등 전통 겨울 놀이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활기를 되찾았다. 전국의 이름난 산에도 등산객이 몰렸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인지 평소 주말보다 한산한 곳이 많았다.계룡산 국립공원에 6천여명이 입장해 군데군데 잔설이 남은 겨울 산의 정취를 즐긴 반면, 천년고찰 법주사를 끼고 있는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오전 1천400여명이 찾는 데 그쳤다.낮 최고 기온이 12도를 넘어선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시민들이 백사장을 거닐고 파도를 감상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송정해수욕장에서는 많은 서퍼들이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어 파도를 탔다.함덕·협재 등 제주지역 해수욕장에는 겨울바다 풍경을 감상하거나 산책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해안도로에는 드라이브 차량이 줄지어 달렸다.속초 해변과 양양 죽도 등 서핑 비치, 강릉 안목 커피거리 등 동해안 여행지도 나들이객으로 붐볐다.설 연휴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벌초나 성묘를 위해 조상의 묘를 찾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영락공원 등 전국 주요 공원묘지에는 성묘객들이 조상 묘를 정비하고 간단한 차례를 올리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천명을 넘어섬에 따라 이달 안에 새 방역체계가 전국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고위험군에 유전자증폭(PCR) 검사역량을 집중하고,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검사와 진료를 받으며, 먹는치료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증화를 예방하는 등 의료와 방역이 새롭게 전환된다.정부는 오는 26일 광주·전남·평택·안성 4곳에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새로운 검사·진료 체계를 적용한 후 오미크론 확산세를 지켜보며 전국 적용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천9명으로 작년 12월 22일(7천454명)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7천명대로 올라섰다.7천명은 정부가 3T(검사·추적·치료) 중심의 기존 방역체계를 중환자·사망자 관리 중심의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전환하는 기준점으로 제시한 수치다. 오미크론이 우리나라에서도 델타 변이를 제치고 우세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지난주 16∼19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47.1%였다.오미크론 감염률은 작년 12월 4주차부터 주별로 1.8%→4.0%→12.5%→26.7%로 한주에 두 배씩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이에 따라 오는 24일 발표될 1월 3주차(16∼22일) 감염률은 50%를 넘고, 설 연휴(1.30∼2.2)가 지나면 전국적으로 80∼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유입 확진자 중 감염률은 지난주 이미 94.7%로 100%에 근접했다.지금까지의 분석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감염자 1명이 타인 5∼9명을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내주에는 7천∼8천명대, 2월 초중순에는 2만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으며, 일부 전문가들사이에서는 하루 10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책을 전국에서 전면 실시하기에 앞서 오미크론이 이미 우세종이 된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4곳에서 선제 대응에 들어간다.이들 지역에서는 26일부터 '고위험군'만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확진자 밀접접촉으로 분류된 역학 연관자 ▲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 신속항원검사 양성 확인자 ▲ 60대 이상 등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이는 위중증·사망 확률이 높은 고령자 등에게 검사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조치다.그 밖의 유증상자 등 검사 희망자는 선별진료소나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집 근처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후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검사 결과를 몇 분 내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방역패스' 적용 시설에 입장할 때 필요한 음성확인증명서도 신속항원검사를 기반으로 발급된다. 기존에는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경우만 인정했지만, 광주 등 4곳에서는 선별진료소나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는 경우에도 증명서를 발급해준다.정부는 일부 지역에 대한 선제 조치 외에, 백신접종을 완료한 확진자의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26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또 먹는치료제 투약을 활성화하기 위해 투약 기준을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에서도 치료제를 쓸 수 있도록 했다.정부는 광주 등 4곳에서의 선제 조치 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오미크론 방역체계 완전 전환 시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해외 사례에서 보듯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확진자가 이른 시간 안에 '더블링'(기존의 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이 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어 이달 안에는 오미크론 대책이 전면 시행 일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새 체계에서는 PCR 검사가 지역에 상관없이 고위험군에 주로 쓰이고, 경증 확진자는 동네 병·의원에서 외래 진료와 처방을 받고 재택치료에 들어간다.구급차는 중증·응급환자에게 주로 제공되고, 무증상·경증환자는 자차 및 방역택시를 활용해 의료기관을 방문한다.먹는치료제는 경증·중등증의 성인이나 체중 40㎏ 이상의 12세 이상 소아·청소년에게 처방되며, 역학조사도 확진자가 인적 사항과 접촉자 등을 스스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전문가들은 확진자 급증 추세가 이어지더라도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기까지는 2∼3주가 걸리는 만큼 정부가 동네 병·의원 진료 참여, 환자 이동, 재택치료, 행정지원 등을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로 농축산물 주요 수출국인 호주에서 심각한 공급,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 여파가 한국 등 아시아 지역까지 번지고 있다. 20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호주의 하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8만4615명에 달했고, 사망자 수는 67명이었다. 일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는 10만 명이 넘었다.오미크론 변이 출연 이후 확산세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호주 정부는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의 경우 일터에 출근하지 않고 최장 10일까지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진 것. 특히 농축산업 종사자와 물류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트럭 운전사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고기와 과일, 채소 등 주요 농축산물이 일선 슈퍼마켓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의 식료품 진열대가 텅텅 비었을 뿐 아니라 수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호주 내 공급망 차질에서 비롯된 혼돈 양상이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소고기, 유제품 등 농축산물의 주요 수출국이며,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호주 농축산물의 약 70%를 수입한다. 홍콩을 기반으로 한 육류 수입 업체인 '푸드스퀘어 홍콩'은 최근 호주로부터 들여오는 소고기 수입 일정이 2주 정도 지연됐다고 전했다. 푸드스퀘어홍콩의 안젤로 맥도넬 최고경영자(CEO)는 SCMP에 "호주 내 공급망 차질이 복원되지 않으면 수입 일정 지연 현상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력 부족현상이 발생하면서 시드니 항과 멜버른 항에서의 대기 시간이 2∼3일 정도 길어지고 있다. 다이앤 티핑 호주수출협의회 회장은 "호주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호주의 컨테이너 물류 시스템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연간 1조3000억 원 규모로 호주산 소고기를 수입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사료 등 관리 비용 상승과 수급 불균형으로 소고기 값이 올랐는데, 호주산 소고기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0일 기준 호주산 갈비 100g 평균 소매가격은 3513원으로, 평년의 2381원에 비해 47.5%나 급등했다. 호주 내 물류 대란이 장기화된다면 수급 불안정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리란 관측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년 동안 사실상 입국을 막아왔던 호주의 정책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콧 모리스 호주 총리는 지난 19일 캔버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워홀러와 배낭여행객, 유학생의 비자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높은 비자 수수료 때문에 외국인 단기 체류자들이 호주행을 기피하는 현상을 타개해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것. 이전까지 호주의 학생비자 신청 수수료는 630호주달러(약 54만 원), 워킹홀리데이 비자 수수료는 495달러(약 42만 원)이었다. 호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년 동안 외국인은 물론 자국민들의 입국까지 엄격하게 통제해왔다. 하지만 국경봉쇄정책으로 농장과 요식업, 관광 등의 분야에서 극심한 인력난을 겪으면서 5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자 외국인 노동력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는 해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