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 사진=연합뉴스

"오스템임플란트 경영진 연락처좀 구할 방법이 없을까요? 티타임라도 한번 잡았으면 좋겠는 데...정말 좋은 제안이 있거든요."(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

초유의 횡령사태로 사면초가에 직면한 오스템임플란트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때아닌 각광을 받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IB)들과 PEF들은 혹시 M&A 시장에 나오지 않을까 인력망을 총동원해 살피고 있다.

“펀더멘털 위기는 아니다”

투자업계에선 회사의 위기가 시장 점유율 하락 혹은 대규모 리콜 등 사업상 문제에서 온 점이 아닌 임직원의 횡령이란 외부 변수에서 발생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내부 통제 강화를 비롯한 선진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경영권인수(바이아웃) PEF들이 기업을 인수한 후 가장 먼저 손을 대는 분야다. 웬만한 PEF들은 이 분야 '선수'인만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엔 최적의 대상이란 평가다. 이 때문에 공개매각으로 시장에 나올 경우 횡령사태 이전의 몸값도 충분히 받아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 내에서 국내 1위를 공고히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온 점도 매력 요소로 꼽힌다. 매년 20%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종업계 등 전략적투자자(SI)들의 관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IB들은 아예 해외 연관업체와 합병해 브랜드 자체를 개선하는 방안 등까지 구상하고 있다.

이번 횡령 문제가 드러나기 이전만 해도 증권가에선 회사의 지난해 매출을 8100억원, 순이익을 1200억원으로 예상해왔다. 마지막 거래가 기준 시가총액이 2조38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주가순이익(PER)은 약 17배 수준에서 형성됐다. 스트라우만홀딩스, 덴츠플라이, 덴티움 등 국내외 피어그룹의 평균 PER이 28배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란 평가도 있다.

아직 매각가능성은 낮지만…변수도

아직까진 회사가 매각을 택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변수들이 산적한 만큼 언제든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투자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회사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최규옥 회장으로 20.61%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최 회장은 이 중 12.3%의 지분을 담보로 약 11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이번 횡령 사태로 대출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지면서 해당 지분의 향방도 불투명하다. 최 회장이 현금 상환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실패할 경우 지배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외국계 투자운용사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가 9%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격차도 크지 않다.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들이 남아있는 만큼 최 회장이 대주주 변경을 통해 깔끔한 해결을 희망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회사의 실질심사 대상 여부가 결정되는 2월 중순이 매각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휴젤·코웨이·남양까지…PEF들은 '특수상황' 선호

PEF들이 이처럼 '특수상황' 속에서 매물로 나온 기업을 인수해 대박을 거둔 사례들도 흔히 볼 수 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1위업체 휴젤이 대표적이다. 기존 공동창업자들간 갈등으로 서로에겐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분쟁이 붙은 틈을 타 베인캐피탈이 양 쪽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이후 매각에 성공해 1조원 가까운 차익을 앞두고 있다. 코웨이도 웅진그룹이 위기에 처한 틈에 MBK파트너스가 인수했고, 다시 웅진그룹에 되팔았다. 역시 수조원의 대박을 안긴 효자 딜이 됐다. 최근에는 한앤컴퍼니가 기존 대주주의 잇따른 실책으로 위기에 몰린 남양유업을 인수하며 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PEF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 인수 당시만 해도 한앤컴퍼니에게 너무 좋은 딜을 빼앗겼다고 주요 PEF 대표들이 실무진을 닥달하기도 했다"며 "기본적으로 특수상황으로 나온 거래들이 높은 수익률로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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