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유럽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BMW그룹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2019년 4위에서 2020년 5위로 내렸다가 다시 ‘톱 4’로 상승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유럽에서 전년보다 21.1% 늘어난 101만856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51만5886대, 기아가 50만2677대로 각각 21.6%, 20.6%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2019년 106만5859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0년 84만1520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100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프랑스 르노그룹(109만3539대)과의 격차는 7만4976대로 좁혀졌다.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유럽 시장의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BMW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도요타는 9.6%, 볼보는 1.1%, 마쓰다는 4.0% 늘었지만 다른 업체들은 모두 하락했다.

판매 호조에 힘입어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도 2020년 7.0%에서 지난해 8.7%로 높아졌다. 역대 최고 점유율이다. 폭스바겐그룹이 25.0%로 1위를 차지했고 스텔란티스(20.2%), 르노그룹(9.3%)이 뒤를 이었다. BMW그룹은 7.3% 점유율로 4위에서 5위로, 도요타그룹도 5.8%로 6위에서 7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완성차 업계를 강타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을 상대적으로 잘 타개한 현대차·기아의 판매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았다”고 전했다.

모델별로는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이 14만7979대, 코나가 10만9570대 팔렸다. 기아의 유럽 전략차종인 씨드는 13만4908대, SUV 니로는 8만9261대, 스포티지는 8만9258대 판매됐다.

전기차 판매 실적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 EV6 등은 지난해 13만5408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41.2% 급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