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운임 급증, 고무 가격 재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받는 글로벌 타이어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다시 치솟는 고무값…타이어값 또 오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올 1~2월 유럽 각 지역에서 판매하는 교체용 타이어 가격을 지난해 하반기보다 평균 4~5% 인상하기로 했다. 다음달엔 북미에서도 타이어 가격을 6% 올리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1분기 내 유럽에서 5% 인상에 나선다. 넥센타이어는 2월 유럽 및 북미에서 가격을 6% 올릴 예정이다.

지난해 두 번에 걸쳐 해외 판매가격을 5% 이상 인상한 타이어 3사가 올 들어 또 타이어값을 올리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2월엔 국내에서 4년 만에 일제히 3~10%가량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재 용량이 많고 주행거리가 긴 포터, 봉고 차량은 타이어 교체주기가 빨라 사용자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어 가격 인상은 글로벌 현상이다. 브릿지스톤은 일본 타이어 가격을 오는 4월부터 평균 7%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 8월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도요타이어, 스미토모고무, 요코하마고무 등 일본 타이어 4사 모두 올 4월까지 순차적으로 가격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가격은 한 업체가 올리기 시작하면 따라갈 수밖에 없는 ‘도미노 인상’ 구조”라며 “콘티넨탈, 굿이어 등 다른 업체도 기존 가격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타이어 가격 인상 원인은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이 재상승하는 데 있다. 세계 천연고무 거래 기준인 일본 오사카거래소의 천연고무 선물가격은 17일 ㎏당 230.9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당 187엔으로 안정세를 보이다가 최근 230엔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폭등하는 해상운임도 타이어업계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5094.36포인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타이어는 부피가 커 컨테이너선으로만 운반이 가능해 SCFI 급등의 직격탄을 맞는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판가 인상을 통한 이익 회수에 시차가 있어 수익성 방어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1위 한국타이어 주가는 전일 대비 4.8% 내린 3만5500원에 마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