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금융당국 감시망
대규모 횡령이 발생해 지난 3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사옥.  /한경DB

대규모 횡령이 발생해 지난 3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사옥. /한경DB

금융위원회가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벌어진 2215억원대 횡령 사건을 공시된 뒤에야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한 자금 거래를 추적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도 공시 후에야 해당 내용을 수사기관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금융위원회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 자본시장국은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사건 발생 사실을 공시한 후 사건 내용을 인지했다. 금융위 측은 “공시에 따라 해당 사건을 인지했고, 이 사건이 금융시장과 투자자에게 미칠 파급효과 등에 대해 모니터링해 오고 있다”고 답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6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사법적인 절차와는 별개로 주식시장에서 교란 행위 문제, 투자자 보호, 소액주주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 면밀히 볼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산하 FIU도 횡령 공시 이전에는 수사 기관에 해당 자금 거래 내역을 통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시 후 해당 자금 거래 내역이 경찰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FIU는 은행 등 금융사로부터 받은 STR(의심거래보고) 자료 중 이상 거래로 판단되는 내역을 추려 검찰·경찰 등에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 연간 STR 접수 건수는 73만 건에 달했다. 이 중 법 집행 기관에 통보된 것은 3만7800건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현행 시스템으로는 이상 거래를 금융당국이 미리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FIU의 설립 취지 자체가 사전적 예방보다는 의심 거래를 보고받은 후 분석하고, 수사기관에 사후 통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또 현행법상 FIU에 접수된 개별 건에 대해서는 비밀 유지 의무가 있기 때문에 내용을 알리기 어렵고, 금융위에 일일이 보고할 의무도 없다.

윤주경 의원은 “공시 전 사건을 인지할 수 있도록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소람/고재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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