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청약 첫날 237만여 개의 증권 계좌가 몰렸다. 증거금은 약 33조원이 들어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중 수요예측 최고 경쟁률(2023 대 1)을 경신한 데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공모자금과 경쟁률 모두 국내 기업공개(IPO)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LG엔솔 첫날 33조 몰려…1주도 못 받을 수도

청약 두 시간 만에 130만 명 몰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KB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에서 동시 진행한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총 237만5301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지난해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첫날 청약 건수(317만1263건)보다는 적고 SK바이오사이언스(126만1114건)보다는 많다. 다만 이번에는 한 개 증권사에서만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참여자 수로는 역대 최대다.

증권사별로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에 129만9764건의 신청이 들어왔다. 신한금융투자(41만550건), 대신증권(29만2658건), 미래에셋증권(26만8973건)에도 수십만 건이 접수됐다. 이어 하나금융투자(5만482건), 신영증권(2만7941건), 하이투자증권(2만4933건) 순으로 청약 건수가 많았다.

청약 열기는 시작부터 뜨거웠다. 이날 오전 청약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장애를 겪기도 했다. 청약 마지막 날 신청자가 집중될 것을 예상한 투자자가 일찌감치 접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청약 개시 두 시간 만인 이날 낮 12시 청약 건수는 130만 건을 돌파했고, 증거금은 16조원을 넘어섰다. 첫날 모인 증거금은 32조6500억원으로 집계됐다.

7개 증권사의 신청 수량을 종합한 첫날 평균 경쟁률은 20.5 대 1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이 95.9 대 1로 가장 높았다. 배정 물량이 전체 물량의 2.1%로 적은데도 불구하고 20만 명 이상이 몰렸다. 하나금투(28.6 대 1)와 KB(25.2 대 1)도 평균 경쟁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신한금투(15.9 대 1) 신영(11.5 대 1) 대신(9.9 대 1) 하이투자(8.8 대 1)는 평균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계좌당 평균 청약 증거금은 14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신영증권, 균등배정 유리

증권가는 균등배정으로 1주도 받지 못하는 청약자가 속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초 이틀간 250만 명이 참여해 평균적으로 균등배정 주식을 2~3주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미 첫날 200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첫날 청약 건수가 균등배정 물량을 넘어서면서 추첨을 통해 1주를 받게 됐다. 현재로서 1주를 안정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사는 하이투자·신영·대신증권 등 세 곳뿐이다.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KB증권도 청약자 수가 243만 명을 넘어선다면 추첨을 통해 1주를 받는다. IB업계 관계자는 “미성년 자녀 계좌를 동원한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청약 건수가 급증했다”며 “마지막 날 세 배 이상 청약자가 몰리기 때문에 균등배정 주식을 많이 받기는 어려울 것”이고 말했다.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증거금이 100조원을 넘어설지 주목하고 있다. 청약 마지막 날 세 배 이상의 증거금이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 474만 건이 접수돼 80조9017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증거금으로 100조원이 몰린다면 평균 경쟁률은 63 대 1이다. 증거금 2000만원당 비례배정주식 1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