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계좌개설 1시간 대기
증권사 일부 지점 업무 마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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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커녕 화장실도 못 갈 정도입니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한 증권사 지점장은 17일 방문한 기자에게 “지난주 후반부터 자녀 계좌를 개설하러 온 고객이 몰려 잠시도 시간을 내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에 임박해 가급적 많은 계좌를 청약에 동원하려는 고객들의 대기 행렬로 사실상 다른 업무는 마비 상태라고 그는 설명했다.

미성년자는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없어 반드시 부모(대리인)가 필요 서류와 도장 등을 챙겨 오프라인 점포를 방문해야 한다. 이날 기자가 찾아간 강남의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지점은 오전 일찍부터 계좌를 만들러 온 고객들의 대기가 많았다. 미성년자 계좌 개설은 한 명당 서류 작업과 전산 입력에만 보통 20분 이상이 걸려 대기인원 10명을 넘어서면 수시간씩 기다려야 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점장은 “공모주 청약 역사상 이렇게 많은 미성년자 계좌 개설 행렬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성년 자녀의 증권 계좌 개설 급증은 지난해부터 도입된 ‘공모주 균등배정제’ 때문이다. 계좌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다 보니 배우자와 부모뿐만 아니라 미성년 자녀 명의까지 동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20년 6월 SK바이오팜 일반청약 당시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6.6%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5명 중 1명이 2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KB·신한금융투자·대신·미래에셋·하나금융투자·신영·하이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 창구에서 18~19일 청약을 접수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체 공모 주식의 25%인 1062만5000주를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할 계획이다. 이 중 50%는 10주 이상을 청약한 투자자에게 주식을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방식으로 배정한다. 균등 배정의 경우 청약 건수가 265만 건 이하일 경우 2∼3주를 받을 수 있다.

이태호/전예진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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