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세트에 친환경 바람

신세계 '폐페트병 보랭백' 확대
현대百 '사탕수수 상자' 도입
롯데百, 생분해 젤아이스팩

식품업체도 脫플라스틱 나서
CJ제일제당, 사용량 387t 줄여
신세계백화점은 종이와 마 소재로 만들어 재활용을 쉽게 한 과일 바구니를 올해 설 선물세트에 적용했다. 모델들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친환경 바구니에 담은 과일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종이와 마 소재로 만들어 재활용을 쉽게 한 과일 바구니를 올해 설 선물세트에 적용했다. 모델들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친환경 바구니에 담은 과일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올해 명절 선물세트는 남다르다. 휘발성 화합물이 아니라 콩기름으로 만든 잉크로 인쇄하고, 사탕수수로 제작한 종이를 플라스틱 대신 쓴다. 비닐 소재 쇼핑백도 마 소재의 바구니로 바뀌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 영향으로 명절 선물세트가 ‘친환경 다이어트’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화점 포장도 고급보단 친환경
사탕수수로 만든 현대백화점의 와인상자

사탕수수로 만든 현대백화점의 와인상자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설 선물세트 인쇄용 잉크를 콩기름 소재 제품으로 바꿨다. 기존 잉크는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들어 있다. 콩기름 잉크는 석유화합물을 대두유로 대체한 제품이다. 콩기름 잉크를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100% 재생지에 인쇄해 포장 박스를 최대한 친환경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외에선 ‘Printed with Soy Ink’ ‘Soy Seal’과 같은 콩기름 사용 인증이 있을 정도로 친환경 인쇄 잉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콩기름 잉크·사탕수수 상자…설 선물 '에코 포장'

축산과 수산 선물세트를 담는 친환경 보랭 백도 눈여겨볼 만하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지난 추석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친환경 보랭 백 사용 비중을 60%에서 75%까지 높이기로 했다. 보랭 백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인 ‘R-PET’와 폐의류, 종이보드 등으로 제작해 환경 오염이 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보랭 백은 폴리에틸렌 발포폼(PE합성수지)으로 만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사탕수수로 제작한 종이 박스를 도입했다. 100% 사탕수수 섬유로 만들어진 친환경 포장재로, 땅에 묻으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분해까지 걸리는 시간도 3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와인 세트 포장도 종이백으로 바꿨다. 지금까지는 가죽이나 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환경을 생각해 친환경 종이 박스로 패키지를 바꿨다는 것이 현대백화점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엔 소비자가 명절 선물세트를 고를 때 무조건 고급스러운 포장을 선호했다”며 “그러나 최근엔 ESG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했는지를 오히려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물 아이스팩으로 대체됐던 젤 아이스팩 또한 친환경으로 변신해 다시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물 아이스팩의 보랭력이 과거 젤 아이스팩보다 떨어진다는 점을 고민하다가 생분해성 천연유래물질로 만든 젤 아이스팩을 도입했다. 내용물을 물처럼 하수구로 흘려보낼 수 있어 처리가 간편하다.
제조사도 플라스틱 다이어트
대중적인 설 선물세트를 공급하는 식품업체도 ‘플라스틱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하고, 불가피한 경우 플라스틱 트레이의 두께와 제품 간 간격을 줄이는 방식을 쓰고 있다. 올 설 선물세트를 230여 종 선보인 CJ제일제당은 이 같은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무려 387t 줄였다. 지난해 설에 비해 두 배가 넘는 감축량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을 생산하고 남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도 했다.

대상도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재래김 세트에 플라스틱 대신 종이를 사용했다.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제품은 용기의 두께를 줄였다. 대상은 올해 설 선물세트 제작 물량에서 플라스틱 33t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계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대형마트, 제조사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친환경 포장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허례허식보단 환경을 생각한 포장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기업의 친환경 행보가 가속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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