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올해 역대 최대규모 52조원 설비투자…삼성도 투자 늘리나
3나노 초미세 공정 기술 경쟁 가열
반도체 투자 경쟁 가열…'1위 굳히기' TSMC vs 맹추격하는 삼성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TSMC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고 파운드리 분야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대규모 증설과 초미세 공정기술로 TSMC를 뒤쫓고 있다.

1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SMC는 올해 400억∼440억달러(약 47조5천억∼52조3천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TSMC의 투자 규모인 300억달러를 100억달러 이상을 웃도는 역대 최대치다.

TSMC는 올해 투자액 가운데 70~80%를 2·3·5·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최근 2~3년간 데이터 서버와 전기차, 메타버스 등에서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 규모도 커졌다"면서 "반도체 업종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량이 많아지면 주문을 독식하는 구조인 만큼 TSMC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작년 3분기 기준)은 대만 TSMC가 53.1%로 압도적인 1위이며 삼성전자가 17.1%로 2위다.

반도체 투자 경쟁 가열…'1위 굳히기' TSMC vs 맹추격하는 삼성

전체 점유율 면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를 월등히 앞서지만, 5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두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5나노, 7나노 등의 수치는 반도체 칩의 회로 선폭 규격을 가리키는 것으로, 회로의 선폭을 가늘게 만들수록 더 많은 소자를 집적할 수 있어 성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현재 전세계에서 5나노 공정을 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현재 3나노대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는 최근 설명회에서 올해 하반기에 3나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의 3나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칩 면적은 줄이고 소비 전력은 감소시키면서 성능은 높인 신기술이다.

양측의 계획대로라면 삼성전자가 TSMC보다 한발 앞서 3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셈이다.

3나노 반도체는 주로 인공지능(AI), 5G,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물인터넷(IoT) 등의 분야에 활용될 예정으로 AMD, 퀄컴, 애플,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주요 잠재 고객으로 꼽힌다.

이미 애플이 내년에 TSMC가 생산하는 3나노 반도체를 탑재한 첫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TSMC는 2나노 공정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2나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신규 공장 용지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에 2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TSMC가 첨단 공정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삼성전자를 의식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반도체 투자 경쟁 가열…'1위 굳히기' TSMC vs 맹추격하는 삼성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세계 정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40조원 이상을 반도체에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분기에 반도체에 29조9천억원을 투자했다.

당장 올해에만 경기 평택캠퍼스의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완공과 네 번째 생산라인 'P4' 착공, 미국 파운드리 2공장 착공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하반기 완공 예정인 P3라인은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 규모만 축구장 면적 25개 크기로, 총 투자 규모만 5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대당 2천억원이 넘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용한 최첨단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들어설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2공장은 상반기에 착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에만 투자하는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 기업이다 보니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에 투자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당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겠지만, 첨단 공정에서 TSMC와 경쟁한다는 것은 고객사들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재근 학회장은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3나노 제품의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과 특성이 TSMC 제품보다 좋아야만 삼성이 TSMC와 동일하게 2~3년 내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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