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대학리셋> 대표 집필한 박철우 산업기술대 교수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대학에 거는 기대는 무척 크다. 미래를 이끌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달라는 것이다. 반면 인구감소 등록금동결로 대학의 운신의 폭은 좁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구조개혁 주장이 분출되고 있다. 대학의 문제는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일 정도로 중요하지만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좀처럼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리셋>(화산미디어)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고등교육에 몸담고 있거나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대학교수 연구원 등 중견학자 11명이 참여했다.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교수(사진)가 대표 집필했고 이영민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 등이 힘을 보탰다.

“짐 클리프턴 갤럽 CEO는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다가오는 3차 세계대전은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일찍이 예고한 바 있습니다. 국가는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글로벌 전면전의 승자가 되어야 하고, 교육을 통해 필요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를 준비시켜야 한다는 ‘미래형 인재양성’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각계에서 교육혁신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10년 이상 오랫동안 대학구조조정을 추진해오면서도 완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습니다. 누적된 대학사회 불만도 폭발 일보 직전입니다. 그런데 또다시 대학구조개혁 주장이 나오고 있는 건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박철우 교수는 이 책을 낸 이유에 대해 “아직 대학구조개혁의 실마리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대학이 처한 환경은 더욱 절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엔 많은 요인이 있지만 그가 지적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저출산 문제다.

2020년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전 세계 198개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2100년경에는 1650만 명으로 쪼그라들고, 2300년경이면 100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심각한 국가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산업과 사회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분주하지만 확실한 해법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 이런 문제를 누가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자명하다. 박 교수는 “결국 이해당사자인 대학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대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도 저버릴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우려되고 있으며, 직업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퇴색되고 있는 변화의 시기에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 새로운 변화를 담아낼 인재양성, 재교육 등 사회의 요구를 대학이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문제는 국가적으로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각자 잘한다고 지금까지 해결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모든 문제들이 얽혀있는 만큼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상생의 해답을 찾아갈 수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요내용은 고등교육에서 직업교육 대학원교육 등을 망라하고 있다. 목차는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고등교육에는 △Ⅰ.대학구조개혁의 의미와 정책 방향(박철우) △Ⅱ. 교육혁신-인적자원 생산성과 기업가 정신(박철우) △Ⅲ. 지방대학의 위기와 대전환을 위한 과제(이영민) △Ⅳ. 고등교육재정정책 현황과 방향(백정하)으로 구성됐다. 2부 평생・직업교육은 △Ⅴ. 고등직업교육 혁신의 방향과 과제(주휘정) △Ⅵ. 미래 자격정책방향과 과제(정동열)로 이뤄졌다.

3부 디지털 전환시대의 교육은 △Ⅶ. 고등교육 온라인 교육시스템 시장현황과 변화전망(이삼열) △Ⅷ. 교육혁신과 인공지능(조영임) 4부 대학원 교육과 과학기술인재 육성은 △Ⅸ. 대학원 교육의 현황과 정책 방향(이석열) △X. 과학기술인재의 역할과 과제(홍성민) 으로 구성돼 있다.
박 교수는 거시환경 분석 방법인 STEEP(Social, Technology, Economic, Ecological, Political의 약자)에 따라 메가트렌드를 살펴보고, 이 트렌드 변화에 따라 대학이 풀어가야 할 핵심이슈 10가지를 제시했다. 여기엔 △대학구조개혁 이슈의 의의 △학제 개편에 대한 논의 △국제화 역량 제고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 △대학원 혁신 △AI 기반 교육으로 인재 육성 환경 구축 △산업변화에 따른 평생교육, 직업교육 플랫폼으로의 대학 역할 등을 담고 있다. 그는 “부족하지만, 이 저서에 담아낸 내용은 향후, 당면한 대학구조개혁 방향을 스스로 찾는 데 필요한 토론 기본 자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