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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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중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도 역대급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를 강화로 대출을 미리 받아놓자는 가수요가 확대되고,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일제히 높인 영향이다. 역설적으로 은행권의 주머니를 불려주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 7일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등에 합의했다. 이는 2020년 성과급(기본급 130%)보다 대폭 늘어난 수준으로, 현행 우리은행이 제도상으로 산정할 수 있는 최대 경영성과급이다. 또 직원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에 100만원도 추가로 책정되면서 사실상 기본급의 300% 이상을 성과급으로 받게 됐다.

지난해 말 임단협이 타결된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성과급이 늘었다. 국민은행의 성과급은 월 통상임금(기본급 개념)의 300%로, 전년(통상임금 200%+150만원)보다 확대됐다.

신한은행도 작년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았다. 이미 지난해 말 250%를 현금으로 수령했고, 나머지 50%를 우리사주 형태로 오는 3∼4월께 받게 된다. 추가로 지난 3일 신한은행은 특별지급분으로 직원들에게 100만 마이신한포인트도 나눠줬다.

하나은행은 특별성과급이 기본급의 약 300%로 결정됐다. 지난 10일 250%를 받았으며, 50%는 오는 4월께 지급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복지포인트 80만원도 추가로 받는다.

지난해 은행권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3분기 2조23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신한은행의 누적 순이익도 2조1301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누적 순이익도 1조986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0.9%나 급증한 수준이다. 하나은행 순이익도 1조9470억원으로 17.7% 늘었다.

지난 4분기 실적도 호조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은행 평균 순이자마진(NIM) 개선 폭은 약 0.05~0.06%로, 시장기대치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라며 "지난해 8월과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은행업의 4분기 합산 실적은 시장예상치를 6.8% 상회할 전망"이라며 "원화대출금은 전분기보다 1.5% 증가하고, 대손비용률은 전년동기 대비 개선되는 우수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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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에 금리인상까지…가계대출 금리, 7년만에 '최고'
지난해 은행권의 역대급 실적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1800조가 넘은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총량 규제와 회사별 구두 경고와 같은 강경하게 대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부터 신용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만기산정기준이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축소됐고, 6억원 초과 주택에 DSR 40%가 적용됐다. 은행권에선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나서면서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신규 신청이 급증했다. 하루 만에 2253개의 마이너스통장이 개설되는 사례도 나올 정도였다. 미리 대출을 받아놓자는 가수요가 크게 일어난 셈이다.

심지어 지난해 8월 농협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면서 다른 은행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발생했다. 이에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도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대폭 늘었다. 역설적으로 더 비싼 금리로 대출을 받으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꼴이 됐다.

이는 또 다른 대출 중단 사태까지 촉발했다. 지난해 11월 새마을금고는 주택 구입관련 대출을, 신협은 신용대출과 주담대 등 신규 가계대출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동시에 대출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기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금리는 7년여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51%로, 2014년 7월(3.5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5.16%로 2014년 9월(5.29%)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도 있지만, 은행권이 대출 총량 관리하고 추가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인상으로 대응한 영향이다.

앞서 시장에서 나온 정부의 과도한 대출 규제가 가산금리 확대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된 셈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산금리 확대는 부채 억제를 위한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정책 변화에 의한 급격한 신용축소가 가산금리 확대 폭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