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빅테크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연일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유동성 장세가 끝나가는 상황에서 부진한 실적에 각종 규제 이슈까지 발목을 잡고 있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산업부 방서후 기자와 함께 네이버, 카카오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방 기자, 코로나19 이후로 가장 많이 수혜를 본 종목이 사실 네이버와 카카오 아닙니까? 어쩌다 이렇게 된 겁니까?

<기자>

그야말로 악재만 산적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전후로 정치권과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을 겨냥한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 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과 실적 부진 우려가 투자 심리를 얼렸습니다.

여기에 카카오는 차기 CEO에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먹튀 논란'까지 연루됐고요.

실적도 네이버, 카카오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임직원 인센티브로 인해 늘어난 인건비와 규제를 피하기 위해 벌인 신사업 마케팅 비용이 영업이익을 많이 깎아먹는 모습입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1조7,295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4% 감소한 1,101억 원이 예상됩니다.

증권사의 종전 전망치는 물론, 시장 컨센서스(매출 1조7,659억 원, 영업이익 2,102억 원)를 밑돌 전망이고요.

네이버 역시 4분기 매출 1조8,854억원, 영업이익 3,561억원으로 매출은 컨센서스에 부합하지만 영업이익은 미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는 또 대선이라는 변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성장주 전망이 어두운데 네·카오에겐 더욱 가혹할 수 있겠네요?

<기자>

일단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을 발표한데 이어 여당 대선 후보 역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아무래도 대선까지는 네·카오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증권가에서도 이런 리스크를 고려해 네이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습니다. 다만 매수의견은 유지하고 있는데요. 먼저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이문종 /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올해 3월까지 대선이라는 큰 이슈가 있기 때문에 규제 노이즈들은 계속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트렌드가 나올 수 있는 구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두 회사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커머스나 간편결제의 디지털화 비율이 올해를 기준으로 각각 24%, 16%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콘텐츠 역시 OTT의 드라마 시장 점유율만 봐도 이제 25% 정도를 차지하고요.

이런 주력 산업들의 온라인화 비율이 40%를 넘어가는 구간부터는 성장이 둔화되겠지만 아직 30%도 채 안 되는 상황인 만큼 성장 여력은 남아있습니다. 따라서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할지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반전의 기회가 있다, 이렇게 결론 내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둘 중에 누가 먼저 주가가 반등할까요?

<기자>

이거는 두 기업의 투자 포인트를 먼저 아셔야 할 것 같아요. 네·카오는 얼핏 비슷한 것 같아도 분명 다른 기업입니다.

네이버는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매출 비중이 70%가 넘고요, 카카오는 플랫폼과 콘텐츠 매출 비중이 거의 비슷합니다.

특히 지난해는 카카오의 콘텐츠 매출 비중이 48%를 넘어설 전망이고요.

둘이 치열하게 다투는 분야도 있지만 선점하고 있는 분야, 더 잘하는 분야가 분명 따로 있다는 겁니다.

플랫폼은 네이버, 콘텐츠는 카카오 이렇게 중점을 두고 투자하라는 조언인데요. 우선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김현용 / 현대차증권 연구원: 제페토가 엔터나 패션을 기반으로 태동한 플랫폼이지만 공공, 정치, 유통, 자동차, 이런 부분까지 확장되고 있는 그림이거든요. 여기서 플랫폼 선점 효과를 네이버가 좀 더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플랫폼이 메타버스 세계관으로 확장하는 추세인 만큼 여기서는 네이버가 우위란 말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네이버는 손자회사 네이버제트를 두고 메타버스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 바로 제페토입니다. 얼굴인식과 AR(증강현실) 등을 이용해 아바타를 만들어 소통하는 서비스고요.

지난해 기준 이 제페토의 글로벌 가입자가 2억5천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2억1,360만명)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2,2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1조2천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1,500억원 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8배 급증한 겁니다.

네이버는 기술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를 통해 현실 도시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하는 프로젝트인 아크버스 또한 병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프트뱅크와의 협력을 통해 일본 주요 도시의 입체 고정밀 지도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도시와 동일한 가상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밖에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에도 투자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 기로에 있습니다.

<앵커>

카카오는 어떤가요?

<기자>

아까 전에 콘텐츠 기업으로서 카카오를 봐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정확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입니다. 전문가의 설명으로 먼저 들어보시죠.

[김현용 / 현대차증권 연구원: 웹툰, K팝, K드라마, 이런 멀티플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사업을 한 법인에서 다 하는 국내 유일한 기업입니다. 스튜디오와 K팝 에이전시의 가치만 보더라도 최소 3조원 이상의 추가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카카오의 투자 매력은 계열사들의 높은 성장성입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것처럼, 올해는 카카오엔터와 카카오모빌리티가 IPO대어로서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키울 전망입니다.

특히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웹툰 사업에서 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고, 연간 최대 12편을 제작하는 드라마·영화 스튜디오이자 연간 음반 판매량이 400만장을 넘는 기획사이기도 합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분(68.4%) 가치를 최대 1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고요.

여기에 일본의 웹툰 플랫폼 카카오픽코마 역시 상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픽코마 지분 92.2%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지분 가치는 8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습니다.

<앵커>

산업부 방서후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고개 숙인 네·카오…누가 먼저 반등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