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한경DB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한경DB
보유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인 류영준 공동대표 내정자가 10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10일 스톡옵션을 행사한 지 딱 한 달 만이며,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지는 한 달 반 만의 조치다. 이에 류 대표의 임기 이후 거취와 보유 주식 추가 매각 여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 차기 대표로 내정된 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 측은 "자사 이사회는 최근 임직원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류 대표는 작년 11월25일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동대표 자리에서 임기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 상장 약 한 달 만인 작년 12월10일 경영진과 함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해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어치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이날 류 대표가 현금화한 총 매각 대금은 469억원이었다.

파장은 컸다. 지난달 9일 20만8500원이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경영진의 대량 매각 소식이 알려진 같은 달 10일부터 3거래일간 14.3% 폭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주가가 15만원대로 주저앉으면서 무려 26.3% 급락했다. 주주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류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는 지난 4일 카카오페이 지분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시기가 늦었을뿐더러, 사과문 내 주가 하락에 따른 구체적인 보상 계획이 담기지 않으면서 오히려 주주들의 반발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다. 조직 내부의 반발 여론도 컸다. 카카오 노조는 류 대표가 국회에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까지 논의되는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류 대표는 오는 3월까지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를 유지한다.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는 절차까지 대표이사 자리를 공백으로 두기 어려워서다.

다만 류 대표의 거취나 남은 스톡옵션 48만주에 대한 매각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는 게 카카오페이 측 설명이다. 당초 류 대표는 카카오 이동에 따른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상반기 중으로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할 계획이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류 대표는 오는 3월까지 임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이후 거취와 자사 주식 추가 매각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며 "현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관련 방안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