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못했는데 종신보험이 웬말…사망보험 수요↓, 질병·간병↑
9일 공개된 보험연구원의 정기간행물 'KIRI리포트'에 실린 '세대별 보험상품 가입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개인형 생명보험상품의 연평균 신계약 증가율은 60세 이상(19.8%)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대의 신계약은 연평균 7.2%씩 줄었고 30세 미만과 40대에서도 각각 연평균 5.5%와 3.3% 감소했다.
개인형 생명보험상품에는 연금, 종신보험, 정기보험, 상해보험, 질병보험, 암보험, 변액보험 등이 포함된다.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재물보험, 연금, 장기간병보험 등 장기손해보험도 60세 이상에서 연평균 신계약 증가율이 20.9%를 기록했으나 30대에서는 0.5%에 그쳤다.
40대와 30세 미만 증가율도 각각 2.6%와 2.5%로 고령층에 훨씬 못 미쳤다.
이에 따라 개인형 생명보험 신계약 중 30대의 비중은 2010년 28.5%에서 2015년 15.9%로 축소됐고, 60대 이상은 3.3%에서 18.5%로 확대됐다.
장기손해보험의 경우에도 30대는 23.5%에서 15.4%로 줄고, 60세 이상은 4.9%에서 17.1%로 불었다.
그 결과 보험가입자의 평균연령이 생명보험은 2010년 38.3세에서 2019년 46.0세로, 장기손해보험은 이 기간 38.0세에서 43.7세로 각각 높아졌다.
40대 이하의 보험 유입 감소 추이는 종신보험, 연금보험, 저축성보험, 변액보험, 정기보험 등 노후 소득이나 사망 보험금을 보장하는 상품에서 더 두드러졌다.
40대 이하 신규 가입 감소의 원인은 장기간 계속된 저출산의 영향으로 고령층이 늘어나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우선으로 꼽힌다.
2010년부터 2020년에 30대 인구는 연평균 1.4% 감소했지만 60세 이상 인구는 연평균 4.7% 증가했다.
보험업계도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고령자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인구구조 변화 외에도 비혼이나 무자녀 인구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30대에서 미혼자 비중은 2020년 기준 42.5%로 2010년보다 13.3%p 증가했고, 자녀가 없는 30대 기혼여성은 이 기간 15.7%에서 35.3%로 늘었다.
30·40대의 사망률이 낮아진 것도 사망 보험금에 대한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40대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는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31%가량 줄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동겸 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비혼과 저출생 현상은 본인 사망 이후 유가족의 안정적 생활 보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등 사망보험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켰다"고 해석했다.
동시에 건강한 노후와 돌봄 필요에 대비한 질병보험과 간병보험 수요는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2010~2019년에 30대의 신규계약은 대체로 감소했지만 간병보험은 연평균 101.4% 증가했다.
김 연구위원과 정 연구원은 "보험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확대되는 고령층의 보험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30·40대와 그 이하 연령층의 수요를 파악하고 보험 가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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