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1년(4.0%) 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4월 시작된 물가 불안이 농축산품, 서비스 가격 등으로 번진 결과다. 정부는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로 내다보면서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엔 다소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2021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02.50(2020년=100)을 기록해 전년보다 2.5% 상승했다. 2019년 0.4%, 2020년 0.5%로 2년 연속 1%를 밑돌던 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석유류가 2021년 한 해 동안 15.2% 오른 여파가 컸다. 품목별로는 휘발유 14.8%, 경유 16.4%, 자동차용 액화천연가스(LPG) 18.0%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축수산물도 8.7% 올라 2011년(9.2%) 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2021년 내내 품귀 현상을 빚은 달걀이 41.3% 급등한 것을 비롯해 파(38.4%), 사과(18.5%), 돼지고기(11.1%), 국산 쇠고기(8.9%)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2.3% 오른 공업제품은 2012년 이후, 1.4% 오른 전·월세는 2017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2021년 물가 상승률은 연말로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3월까지 1%대를 나타내며 1분기만 해도 안정세를 나타냈던 물가 상승률은 4월 2%대에 진입한 데 이어 10월 3%대로 올라섰다.

새해에도 물가 불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월 물가상승률이 3.7%로 11월(3.8%)에 비해서는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국제 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효과에 따라 석유류 상승폭이 11월 35.5%에서 12월 24.6%로 크게 축소됐음에도 다른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결과다. 돼지고기(14.7%) 값 등이 크게 오른 농축수산물 가격이 7.8% 상승했으며, 치킨(6.0%) 등을 중심으로 외식 가격이 오른 개인서비스도 3.4% 뛰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내년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 강세, 기저 영향 등으로 상반기에는 상승압력이 지속되다 점차 상승폭이 둔화하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