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0일로 계약기한 연장…에디슨, 평택공장 부지 개발 추진
평택시 "부지개발 신중히 추진…아파트단지 개발에 동의한 적 없어"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올해 넘길 듯…계약 세부사항 협의중(종합)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 계약 체결이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의 투자계약 체결 기한을 내년 1월 10일까지로 연장했다.

애초 계약 체결 법정 기한은 이달 27일까지였지만, 양측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계약 기한이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주 계약 체결도 가능하지만, 법정 기한이 연장된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계약서 초안을 발송했지만, 세부 사항 수정에 대한 협의 절차가 남아있는 상태다.

매각 주간사가 쌍용차, 법률 자문사 등과의 협의를 통해 계약서 수정안을 작성하고 다시 에디슨모터스와 수정 계약안에 대해 협의를 마쳐야 본계약 체결이 이뤄질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올해 넘길 듯…계약 세부사항 협의중(종합)
에디스모터스와 쌍용차 측은 이미 인수 금액 등 큰 틀에서 계약 체결에 잠정 합의했다.

양측은 애초의 인수금액에서 51억원 삭감된 3천48억원 내외의 인수대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도 향후 쌍용차 자금 활용과 사업 추진 등에 관여할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한다는 입장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계약이 체결되면 (계약금 이외에도) 운영자금 300억~500억원을 추가 지원할 것"이라며 "쌍용차 경영진이 운영자금을 마음대로 쓰는 것을 막을 장치를 마련하고, 이러한 조항을 반드시 계약서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이러한 단서 조항 삽입 등을 거부할 경우 본계약 체결은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산업은행에서 운영자금 7천억~8천억원을 대출받으려 했지만, 산은이 대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자 직접 아파트를 지어 운영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올해 7월 경기 평택시와 '평택공장 이전·개발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공장부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쌍용차 평택 공장(85만㎡)은 부지 가치가 9천억원 가량으로 평가되는데 주거용으로 용도가 변경되면 가치가 1조5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시설을 새로운 공장 부지에 건설하고, 현재 부지는 주거용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올해 넘길 듯…계약 세부사항 협의중(종합)
강 회장은 "자산 담보대출을 받으면 이자도 많이 내야 한다"며 "용도변경이 내년 상반기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부동산 직접 개발이) 굉장히 좋은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지 개발에 대해) 시공사와 교감을 가지고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개발을 통해 '먹튀'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고, 쌍용차를 잘 살리려는 의지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평택공장 부지 개발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 개발 등 전동화 전환이 시급한 쌍용차 입장에서는 부동산으로 이익을 내는데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시공사로부터 선금을 받고, 새로운 공장을 건립한 뒤에야 현 공장 부지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쌍용차 채권단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이 장기적으로 좋은 계획일 수는 있지만, 적절한 시점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며 "당장 전기차 개발과 회생채권 상환에만 1조원이 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평택시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직접 개발과 해당 부지를 평택시와 함께 아파트단지 등으로 공동 개발한다는 입장에 대해 평택시에서 동의한 바 없다"며 "관련 내용을 언급한 에디슨모터스 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평택시는 "평택공장 부지 개발은 무엇보다 신중히 추진할 것"이라며 "인수 기업 확정 전까지는 평택공장 이전 및 현 부지 개발은 현재로서는 논의 자체가 어렵다.

쌍용차 인수 기업 확정 이후 해당 인수기업과 세부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본계약이 체결되더라도 쌍용차 인수 절차 종료까지는 회생계획안 인가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통상 기업 M&A에서 인수 대금은 채권 상환에 활용된다.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는 3천900억원이며, 회생채권을 합치면 부채 규모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채권을 우선 변제해야 하므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대금 대부분이 공익채권 상환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회생채권 권리가 있는 채권자들이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을 거부할 수도 있다.

회생계획안 최종 확정을 위해서는 채권단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회생채권 변제율이 담긴 회생계획안은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