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램지 버거 헬스키친 버거 /사진=롯데쇼핑
고든 램지 버거 헬스키친 버거 /사진=롯데쇼핑
'욕쟁이 셰프' 고든 램지의 수제 햄버거가 국내 시장에서도 먹힐까. TV프로그램 ‘헬스 키친’ 등으로 국내서도 유명한 셰프 고든 램지가 그의 이름을 걸고 만든 버거 브랜드가 이달 말 국내에 상륙한다. 프랜차이즈가 주축인 국내 햄버거 시장에 파란이 일지 관심사다.

고든 램지 버거, 아시아 첫 매장 롯데월드몰에 연다

사진=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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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고든 램지 버거'는 오는 3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약 330㎡ 규모로 아시아 첫 번째 매장을 연다. 이달 30일부터 사전 운영한 후 다음달 7일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고든 램지 버거는 영국 출신 셰프 고든 램지가 2012년 론칭한 브랜드다. 해당 매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영국 런던, 미국 시카고에 이은 전 세계 4호점이다. 고든 램지 버거 라인 중에서도 최상위 급인 프리미엄 매장으로 기획됐다고 롯데쇼핑은 소개했다.

매장에서는 영국 고든 램지 헤롯 백화점 레스토랑의 조리법을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 맞게 적용한 버거를 선보인다. 송로버섯(트러플), 방사유정란 등 고급 식자재를 사용하고, 소스까지도 기성 제품이 아닌 직접 제조한 제품으로 만든다고 롯데쇼핑은 소개했다.

대표 메뉴는 고든 램지가 출연한 서바이벌 요리 프로그램 '헬스키친'의 이름을 딴 '헬스키친 버거'다. 네이버에 매장 정보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해당 제품의 가격은 3만1000원이다. 이는 미국 매장 판매 가격 17.99달러(약 2만1000원)보다 3분의 1가량 높은 수준이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비싼 가격이 한층 화제가 되며 초기 흥행이 예견된 모습이다. 사전 개장 기간 예약한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데 조기 매진됐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20일 시작된 사전 예약 신청 접수 시작 30분도 되기 전에 2000명 넘는 자리가 모두 마감됐다.

이와 함께 트러플 감자튀인 '트러플 파마산 프라이즈'와 '스위트 포테이토 프라이즈' 등이 인기 메뉴로 꼽힌다.

김나연 롯데백화점 MD전략부문 책임은 “최근 미식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맛에 대한 기준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며 "카테고리별 하이엔드 브랜드 도입을 위해 고든 램지 버거를 적극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셱셱부터 이삭까지…햄버거 시장 경쟁 뜨겁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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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에선 '고든 램지 버거'의 등판으로 국내 햄버거 시장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이던 시장에 최근 다양한 신규 사업자가 등장했고, 수제 버거도 재조명 받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최근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곳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신세계그룹 계열 '노브랜드 버거'다. 2019년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7월 가맹사업을 시작한 후 1년6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170호점까지 늘린다는 게획이다. 최근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선보인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출시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14일 서울 무교동 소재 노브랜드 버거 서울시청점 앞에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왼쪽)가 콜라 인형 옷을 착용하고 '브랜드 콜라'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14일 서울 무교동 소재 노브랜드 버거 서울시청점 앞에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왼쪽)가 콜라 인형 옷을 착용하고 '브랜드 콜라'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1호점 개점 시 문전성시를 이룬 미국 프리미엄 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도 꾸준히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SPC그룹에 다르면 쉐이크쉑은 지난달 13일 20호점인 '천안점'을 개점했다. 부산, 대구, 대전에 이어 비수도권 지역에 문을 연 네 번째 점포다. SPC그룹 계열사 SPC삼립은 쉐이크쉑 현지 사업권을 가진 회사 중 번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기도 하다.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착한 브랜드’로 한층 유명세를 탄 이삭토스트의 '이삭버거'도 올해의 뉴페이스다. 올해 7월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에 1호점을 내 화제가 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도 성장한 이삭토스트의 신규 브랜드인 만큼 눈길을 끌었다. 주문과 동시에 만드는 수제버거 방식으로 소비자 지갑을 연다는 방침이다.

샤브샤브로 유명한 외식기업 채선당 역시 지난달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 ‘메이크 버거&샌드위치’를 선보였다. 채선당 측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버거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동안 준비한 ‘메이크 버거&샌드위치’ 브랜드를 론칭했다. 샤브샤브로 신선한 야채의 품질을 인정 받은 자체 콜드체인시스템으로 공수한 식자재를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의 양강 구도를 구축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각각 대규모 마케팅과 가성비 전략을 취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올해 방탄소년단(BTS) 마케팅을 선보였고,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을 확장했다. 롯데리아는 기존 인기 메뉴 용량을 늘렸다.

한편, 국내 햄버거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3038억원에서 2020년 2조9636억원으로 28.6% 성장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