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아닌 산업에 초점…신제품 구상·인력 양성에 실질적 도움 줄 것"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하나의 큰 물결이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10대 유망산업을 선정해 발표한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사진)은 22일 “ESG 시대에 발맞춰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산업 혁신을 선도할 유망산업을 도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이같이 말했다.

석 원장은 “이번에 KIAT가 발표한 10대 신산업은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유망산업에 초점을 맞췄다”며 “미래에 유망한 시장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 기술을 기준으로 삼았던 다른 기관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탄소중립 등 친환경 이슈, 국민 건강관리 및 교육 같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만한 유망산업을 선정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석 원장은 “10대 신산업은 이론과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원보다 당장 2022년부터 신상품을 구상하고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는 기업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새롭게 선정된 신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방안도 함께 담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KIAT의 유망산업 선정은 기술개발 로드맵뿐 아니라 인력 양성, 사업화 지원, 기반 구축, 규제 개선 등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과 정책도 모색할 수 있도록 힘썼다. 석 원장은 “기업들이 이번 선정 결과를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고 신시장에 진출하는 데 하나의 이정표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며 “우리의 현재 산업 경쟁력을 고려할 때 어떤 산업을 키워야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쥘 수 있고 세계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지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망산업 선정 작업이 기업들의 실질적인 브랜드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KIAT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이번 선정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 신산업을 육성할 정책적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등 유관기관과도 긴밀히 협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산업별 특성에 부합하는 정부·민간 지원 전략을 수립해 세부 실행과제를 도출하겠다”고 했다.

석 원장은 “KIAT는 국내외 빠른 소비, 기술, 산업의 트렌드를 정책에 반영하고 정부 정책이 산업과 경제에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간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10대 유망 신산업 발표를 계기로 산업기술의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플랫폼 역할을 하며 대중과도 적극 소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산업부에서 발표한 ‘탄소중립 산업·에너지 R&D 전략’이 이번에 선정한 유망산업 육성에 큰 밑거름 될 것”이라며 “정부가 유망산업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규제를 혁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