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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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패널 누적 판매량이 2000만 대를 돌파했다. 2013년 첫 양산에 돌입한 지 8년 만이다. 프리미엄 TV 수요 증가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OLED TV 패널 사업에서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OLED TV 누적 판매량은 11월 말 기준 2050만 대를 기록했다. OLED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 생산하고 있어 사실상 LG디스플레이의 실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년에는 OLED TV 판매량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프리미엄 TV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 뛰어넘는 OLED TV 판매량

LGD, 2천만대 팔았다…OLED TV패널 첫 흑자
전 세계 TV 판매량은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펜트업(보복) 소비로 TV 구매가 이미 많이 이뤄진 데다, 스마트폰·태블릿 PC 등을 통한 동영상 시청도 늘어난 게 TV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반면 OLED TV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이후 OLED TV 패널 누적 판매량은 2016년 100만 대에 이어 2018년 500만 대, 2020년에 1000만 대를 돌파한 뒤 올 들어 2000만 대를 넘어섰다.

옴디아는 올 한 해 OLED TV 판매량을 580만 대에서 610만 대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650만 대로 또다시 높여 잡았다. LCD(액정표시장치) TV 가격 상승으로 OLED TV로 수요가 많이 넘어온 영향이 크다. 또 게이밍족이 증가함에 따라 화질과 성능이 뛰어난 OLED TV를 게임용으로 구매하는 사례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고화질 TV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장시간 TV를 보더라도 눈 피로감이 덜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TV 점유율은 2019년 26%에서 올 3분기 36.7%로 늘었다.

대형 OLED 8년 투자 결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 생산을 위해 장기간 투자한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고 평가한다. LG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TV용 OLED 패널을 양산했던 2013년엔 LG전자 외엔 OLED TV를 판매하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고화질 프리미엄 TV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2015년엔 일본 파나소닉이, 2016년엔 유럽의 필립스와 그룬딕 등이 LG디스플레이에서 납품받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기업의 OLED 패널 개발 소식에 “차라리 후지산을 물구나무 걸음으로 오르겠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고 비웃던 일본 기업도 이제는 LG디스플레이 없이는 OLED TV를 생산해 판매할 수 없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늘어나는 OLED TV 판매량을 감당하기 위해 국내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 공장의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올 3분기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의 생산 능력을 기존 월 6만 대에서 9만 대로 늘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파주의 월 8만 대 생산 규모까지 합치면 연간 1000만 대의 TV에 공급할 수 있는 패널 생산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출하량이 4분기에 더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올해 사상 처음으로 OLED TV 패널 사업에서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2022년 OLED TV 부문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7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대폭 늘어난 약 57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