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비중이 현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한국과 함께 유일하게 부동산 부유세 명목의 세금을 물리는 프랑스보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대 네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종합부동산세 국제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0.7%에서 0.78%로 0.08%포인트 증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0.78%에서 1.22%로 치솟았다.

특히 한경연은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부동산에 부유세 명목의 세금을 물리는 국가는 한국과 프랑스뿐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자산 순가치가 130만유로(약 17억3000만원)를 초과하는 부동산을 대상으로 누진세율(0.5~1.5%)로 과세하고 있다. 한경연은 “국내 종부세는 프랑스보다 적용 대상이 세 배 이상 많고 세율은 최대 네 배 높게 적용된다”며 “프랑스의 부동산 부유세보다 과중한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프랑스는 부동산 시장 가치에 부채액을 뺀 순자산에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종부세가 훨씬 납세자에게 부담된다는 것이 한경연 설명이다.

한경연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98% 국민이 종합부동산세와 무관하다고 하지만, 2%의 납세자는 사실상 가구주 기준”이라며 “세입자까지 고려하면 영향을 받는 국민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늘어난 종부세가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면 전·월세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종부세 완화와 함께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을 위해 과도한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인하해야 한다”며 “세제 규제나 강화가 아니라 수급 안정에 바탕을 둔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